고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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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드름
채은선
하늘에서 주사 바늘 내려와
처마에 걸려있다
하늘 의사가 진찰한 환자는
칠십억 인구가 몸담고 있는 지구다
양심이 썩어 의를 잃어버린 지구는
스스로 지탱할 수 없는 암병 환자다
상실 시대를 거쳐
정신지체 장애를 함께 앓고 있다
주사기로 보혈의 피가 수혈되어
공황상태에 빠진 환자를
회생 시키고 있다
여름에는 사랑의 빛을 먹이고
추운 겨울에 주사를 놓는다
처마에 크고 작은 주사기
걸려있는 동안은
치료할 시간이 있다는
희망의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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