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마철
채은선
닷세, 열흘쯤 오는비
이삼일은 좋았는데
끈적끈적 달라 붙으며
치근대니 말은 못하고
마른 자리로 피해 다니며
울적해 지지 않으려고
가라않는 기분을 잡고
나는 좋다 나는 좋다
나는 매우 좋다
주문을 외운다
나는 좋다 나는 좋다
나는 매우 좋다
금새,
마음 가벼워 지며
밝은 빛으로 환해진다
뇌의 지시 대로
끈적임을 털어내고
햇살 처럼 웃으며
나는좋다 나는 좋나
나는 매우 좋다
아기새의 날개짓 속에
숨겨두신 위로가
살짝 내려 앉는다
* 한국의 블러그님
긴 장마에 고생 많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