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울신문-
혼돈
채은선
세상이 점점 어두워 진다
산은 푸르고 꽃은 만발한데
해가 희미하게 빛을 잃으며
사람들이 숯덩이가 되어간다
누구의 잘못인가
의와 순결을 잃어버린 병든 나라
사람이 없다 사람이,
어떤 형상들이 가운을 입고
병동에 가득하고
낯선 모습들이 분주하게
도시를 이동하며 숨통을 조여온다
분명 잘못되어 가고 있는데
흐트러진 가닥을 찾을 수 없다
어지럽다
빌딩이 휘청 거린다
길이 일어나 춤을 추고
지페가 골목을 가로 막는다
사람 냄새가 없다
엄마 냄새가 없다
세상은 길을 잃었고
울음소리 종일 귀에 쟁쟁하다
심장을 파고드는
아벨의* 피 울음소리
*아벨-형 가인에게 억울하게 살해 당한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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