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이븐하즘
좋은시 2012/05/20 00:20   http://blog.azoomma.com/bomza/285111
 
나이/이븐하즘
 
사람들이 가끔 묻는다네
희끗희끗한 귀밑 머리와
이마에 팬 내 주름살을 보고
나이가 몇이나 되냐고.
 
그럴때 난 이렇게 대답하지.
내 나이는 한시간 이라고.
여태까지 살아온 세월을 헤아리고
그 모든 걸 다 합친다 해도 말이야.
 
아니 뭐라구요?
사람들은 깜짝 놀라면서
또 이렇게 되묻는다네
그런 셈법을 진짜 믿으라구요?
 
그러면 나는 얘기하지.
이세상에서 제일로 사랑하는 사람이
어느날 내품에 살짝 안겨
은밀하게 입을맞춘 그 순간,
 
지나온 날들이 아무리 많아도
나는 그 짧은 시간만을
나이로 센다고.
정말 그 황홀한 순간이 내 모든 삶이니까.
 
 
- [책읽는 CEO] (21세기북스, 20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