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손 주의 / 채재순
저기 깨지기 쉬운 사람이 간다
명예가 깨지고
재산이 파손되고
건강이 깨지기 쉬운,
'파손 주의'라고 씌어진 등짝을 보라
잔소리에 깨지고
뼈 있는 말에 부숴지고
속임말에 넘어가기 쉬운,
술에 넘어지고
일에 중독되고
게임에 빠져들어
제 자식 죽는 줄 모르는,
가슴에 '취급 주의' 가 새겨진
앞 사람을 보라
염려에 쓰러지고
두려움에 무릎꿇고
슬픔에 갇힌,
저기 질그릇 하나 간다
-『시문학』(2010년 9월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