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 리
채은선 시 2009/10/25 12:18   http://blog.azoomma.com/bomza/283231
 사진 / 현이 블러그
 
 
 
 
 
 

순 리 
 
                            채은선
 
 
주렁주렁 매달려 있더니
연일 비 맞으며 툭툭
조금씩 더 큰 소리로  떨어지는 감,
 
여름 지나며
열매의 과정을 순응해
잘 익어 매달린 감을 보니
순종으로 떨어져 자리 비워준 덕에
적당히 양분을 나눠 주먹만한
모양이 탐스럽기만 하다
 
떨어져 나간 것들
그때는 허전하고 애석해 보여도
그 빈자리는 선명하다
 
살아가면서 잃었다는 것
직장 잃고 서럽고
친구 잃고 외롭고
돈떼이고 분하고
사랑 잃고 병들고
 
기실은 그 많은 아픔들 때문에 
인생의 단맛을 알게 되듯
감을 익히는 건 하늘의 높은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