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아침 / 채은선
새벽기도 마치고 교회 대문을 나서며 남편 왈~~~
함께 차에 타면서 기분이 매우 좋은지 싱글벙글 웃으며
아~
오늘 모처럼 우리 마님 아침을 근사하게 모셔볼까?
(하면서 나를 본다)
여보~
오늘 밖에서 아침 먹으면 어때?
(아침 이른시간이라 별로 입맛이 날것 같지는 안지만
모처럼의 제의에 사양 하기가 곤란해서
둘이 먹고 애들도 사가지고 갈까 하고 상냥하게 웃으며)
좋아요?
서방님 덕분에 아침을 근사하게 먹어보지 뭐~
좀 먼대로 가서 먹을까?
하면서 하이웨이를 빠져 나간다
아침 먹자고 고속도로를 타니 얼얼한 기분이 들었지만
아침 태양빛을 받은 넓은 광야는 아직 이슬이 햇살에 대롱이면서
환상적이다
간간히 소와 말들이 이른 아침을 먹느라 한가히 풀을 뜯는데...
아무리 보아도 소들이 자고나온 움막이 보이지 않는다
끝도 없이 펼쳐진 누런 광야만 있을뿐,
소들이 밤새 저 광야에서 지새면서 아침을 맞이한 것을 알수 있었다
10월에 들어서는 밤기온이 영하로 내려와 아주 추운데...
밤에도 그냥 방목해 두는구나
쪼매 가슴이 아린다 동물도 추위를 알텐데...
둘이는 소 이야기를 하면서
남편은
추위를 견딜려면 소가 기름을 많이 내야 할것이라느니
기름기 많은 고기는 햄이나 소시지로 나온다느니....
넓게 펼쳐진 햇살 좋은 아침 광야를, 신나게 달려주니
높고 낮은 운석들이 있기도 하고
빙 둘러서 언덕을 이룬 오목한 들이 있기도 하고
간간히 길도 없는곳에 우뚝 집 한채가 있기도 하여
아침 여행이 무척 상큼하고 묘한 맛을 주었다
어디까지 가는 거예요?를 몇번쯤 물어보고
고마워요를 두어번 하면서
130키로로 한시간쯤 달렸을까 작은 동네가 나오고
남편은
응 잘 찾아 왔군
그러나 내눈에는 맛있는 레스토랑이 보이지 않았다
여기야 하면서 골목을 잘 아는 길처럼 돌아간다
그러더니
모텔들을 살피며 어느 모텔앞에 차를 멈춘다
왜 여기에 서요?
여보
이 모텔이 신문에 났는데 괜찮은지 한번 보지?
하면서 차에서 내려 모텔을 휘~둘러본다
아침 식사 이야기는 하지도 않고.....!
오잉?
이 시커먼 속샘에 또 속았군
거짓말쟁이~
부글부글 끓어 올라 말이 없이 차에 앉아 있고
남편만 모텔을 돌아보고
차에 올라 탄다
그제야
여보
우리 햄버거라도 먹을까?
아니?
그냥 집에 가서 먹을 꺼예요
그래도 먹고가면 좋은데....
말꼬리를 내리며....
걍~
말이 없이 한시간을 달려
집으로 돌아와 함께 아침상을 대했다
왜 한마디 말도없이 나를 그 먼곳 까지 거짓말 해서 함께 갔는지
말이 없는 상태로 아침을 그냥 지냈다
왜 그러했느냐 말하면서 다투게 되면
오늘 아침의 상쾌한 기분을 망가 뜨릴까봐 그냥 침묵 하기로 했다
황당한 아침...
앞으로 모텔 사려는 건에는
절대 동의 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 1 - 송해월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일
때때로 가슴을 다 비워 낸 것처럼
한없이 헛헛하고 참으로 쓸쓸한 일이지
사람이 사람의 마음 한 쪽 얻어내는 일
그 또한 헛헛하고 참으로 쓸쓸한 일이지
어느 순간엔가는 모든 게
한순간에 부질없어 지고 말아도
그래도 사람은 사람을 찾고
사람은 사람의 사랑에 목숨걸고
사람은 사람의 마음에 스스로 갇히고
사람은 사람의 가슴에다 꽃씨를 심고
사람은 사람에 기대 살 수밖에 없어
더욱 가엾고 쓸쓸한 일이지
Veinte anos- Mayte Martin
거짓말쟁이 남편과 09.9.21..인천 공항에서...송이맘이 배웅 나와서 찰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