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그가 서 있다
김월숙
그가 서 있다
느티나무 아래
봄비 내리던 날
색깔도 없이 서성이더니
반짝이는 잎마다
그리움으로 물들어
말하지 못한 말
단풍보다 붉게 타오른다
훌훌 떠나야 할 시간
인연의 끈 놓아 버리면
빈 가지마다
만장으로 휘날리는 이름
그가 서 있다 아직도
내 서늘한 가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