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맞으며
아름다운 하루 2004/01/12 19:53   http://blog.azoomma.com/bluepine/112792

 

♡.♡   

 

  세상을 하얗게 하는 눈이 내리고 있다.

경기도로 온지 겨우 1년

내가 산 부산에서는 눈이 3-4년에 한번꼴로 밖에 오지 않으니

이렇게 소담스럽게 내리는 눈이 정말로 사랑스럽다.

 

  여기 온지 첫눈이 온날

 2003년 12월 8일

그날은 아이 학교의 녹색어머니회에 가입한 나는

학교 앞에서 학생들 등교를 도와 주어야 했다.

아래에  내복을 입고, 마스크, 장갑, 목두리로 단두리를 하고

오전 8시에 학교 앞에서 초록색 기를  들고 서 있었다.

하늘에는 눈이 점점이 오고

땅에는 쌓인 눈이 사람들이 밟는 발자국으로 인해

짓뭉게지고 구석 부분에는  고이고이 쌓였다.

아이들은 초록색 불을 기다리며

두 손가득 눈을 모으고 그  눈에 빠져 있었다.

불이 바뀐 것도 모른채 그렇게 맑은 눈망울을 굴리고 있었다.

행여나 차들이 미끄러져 아이들이 다칠세라

횡단보도 중간까지 따라가기도 하며

그들이 건널때까지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모른다.

그 와중에도

마을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내려가서 타시라고 소리질러 말하고

(30분 넘게 마을버스 꽁무니도 보이지 않았슴)

흩날리는 눈발사이로  내 좋은 사람들이 많이 생각나고

이 아름다움 속에 내가 있슴을 감사하게 여겼다.

오늘 이순간 내가 교통도우미가 된 것이 정말 기뻤다.

그렇지 않았으면 1시간동안 눈을 맞으며 서 있는 일은 없었으리라.

9시에 모든 일은 마치고 같이 선 사람들과

집에서 따뜻한 커피 한잔을 마셨다.

 

오늘도  테니스를 치고 있는데 눈발이 날렸다.

나의 가슴 속은  한없이 울릉거리고 있었다.

아름다운 눈을 맞고 있는 이순간이 정말 좋다..

 

그런데 내일은 결빙이 되어 교통이 막히고

걷는데도 지장이 많겠지

그건 내일 걱정하고

지금 이시간에

또 눈을 맞고 밟으며 거리를 걷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