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일기예보가 딱딱 잘 맞는다.
아침부터 내리던 비가 창문에 붙어있는 모습이
나뭇가지에 매달려있는 것처럼 착시현상을 느끼게한다.
주방에서 보이는 은행나무는
다른 은행나무와 달리 샛노랗지도 않고
살짝살짝 연두빞이 묻어나는 모습이
나의눈에 이쁘게 보인다.
비오는 날엔 아무 이유없이
평소에 즐기지 않았던 떡뽂이도 먹어보고
커피도 넉넉하게 마신다.
이탈리아 커피포트를 몇 년 전에 구입했었는데
언제부턴가 천덕꾸러기로 전략했다.
주인이 붙박이 장처럼 그자리에 그냥 모셔 놨으니
얼마나 쓸쓸했을까?
모처럼 닦아서 커피를 분쇄기에 갈아
가스렌지에 올려 느림의 미학으로
카페라떼를 만들어 마시니
그맛 또한 훌륭하다..ㅎㅎ
외롭게 놔두는 건 좋은게 아니지..
가끔은 홀로 외롭게 있는 나의 칭구들?에게
손을 잡아줘야겠다.
나이도 먹어가는데 여유로움도 배우고
사방을 둘러볼 수 있는 넓은시야도 가져야지.
나이를 먹어 좋은 일이 많습니다.
조금 무뎌졌고
조금 더 너그러워질 수 있으며
조금 더 기다릴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저 자신에게 그렇습니다.
이젠
사람이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말하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고통이 와도 언젠가는,
설사 조금 오래 걸려도
그것이 지나갈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고
문득문득 생각하게 됩니다.
-공지영의'빗방울처럼 나는 혼자 였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