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유치원을 지나갈 때가 종종있다.
다소곳하고 예쁘게 핀 꽃들에게 인사를 한다.
"안녕 애들아~~"
채송화가 활짝 핀 얼굴로 인사를 받는다.
어릴적..
우리집 앞마당에도 채송화와 분꽃 그리고봉숭아꽃이 많이도 심어져 있었다.
까만 분꽃씨를 보면 콩이 생각나고
채송화와 봉숭아를 보면 노랫말을 흥얼거렸다.
지금도 작고 앙징맞은 꽃들을 보면 어릴때 기억이 가물거린다.
마당에 수돗물을 틀어놓고 엄마가 큰 대야에 물을 가득담아
우리들에게 목욕을 시켜주시곤 하셨는데..
한쪽에 조로록 핀 꽃들을 보며 목욕하는 재미도 맛났었다.
*
어제 몇 년만에 학교친구를 만났다.
학교다닐때 참으로 가깝게 잘 지낸 사이였는데
결혼하고 얼마 있다가 친구는 남편을 따라 대구로 이사갔고
금방 서울로 올라올 것 같았지만 지금껏 여전히 대구여자로 산다.
더운데 나올 수 있겠냐며 조심스레 묻는 그녀에게
"당연히 만나야지~ "하면서 서둘러 나갔다.
경복궁 앞에서 만난 친구와 딸..
딸을 보니 완전 친구의 축소판이다..
ㅎㅎㅎ
어쩜 그리도 꼭 닮았을까?
늦둥이 초딩 3학년은 밝고 명랑하고 예뻤다.
말도 또박또박 잘하고 총기있어 보였다.
엄마친구라서 였을까?
예쁜아줌마라며 높은 점수를 준다..ㅋㅋ
고맙다~
역시 엄마를 닮아 센스가 있나보다..
내친구 또한 학교다닐때도 항상 칭찬과 격려를 잘하는 친구였고
스케일도 커서 여장부 같았었지..
지금은
더운여름에 아이를 데리고 역사공부를 시키는 열공의 엄마이며
고3의 아들 뒷바라지를 열심히 해주고있는 마음바쁜 엄마다.
비지땀을 팥빙수로 식히며 지나간 이야기 들쳐내며
눈가의 잔주름을 펴며 웃는 그녀..
내가 보기엔 별로 변하지 않았건만 늘어난게 주름과 살이라고
엄살을 부린다.
오늘의 추억를 최고의 추억으로 담아간다는
친구의 말에 괜시리 콧등이 시큰해진다.
좀더 여유있게 있다가 갔으면 좋으련만
그건 나의 욕심이고 다음을 기약하며 아쉬운 작별을 나눈다.
친구야~ 다음에 만날때 까지 건강하게 잘지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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