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흐린들 어떠하리..
황사와 큰비가 온다고 한들 어떠하리..
일단 떠나면 모든 날씨를 한 가슴에 안아줄 만큼의
여유가 생긴다.
중간중간 막혀야만 되는 도로가 뻥 뚫리니
날씨예보에 아랑곳하지 않고 길떠나는 이들에게만 주는
큰 보너스를 받는 기분이다.
섬진강의 시인 김용택님이 떠오르며
매화꽃향에 취해 나도 시인이 되어본다.
장독대위의 예쁜 봄꽃은 벌써 우리집 베란다로 가서 봄을 전하고 있고..
깊은 산중에 매화는 바람에 춤을 춘다..
다른꽃들보다 일찍 피어 병충해가 없어
농약이 필요없는 꽃..매화는 자연이 준 아름다운 선물이다.
날씨가 흐려서 섬진강의 맑은 물을 잘 담을수 없지만
매화꽃동산에 올라 섬진강을 보니 가슴이 넓어진다.
매화꽃길 걷다가 푸른 대나무 숲에 비친
장독대는 나의마음을 훔쳐간다.
청매실 농원에 옹기종기 모여 함께하는 3천여개의 장독대
호기심에 뚜껑 열어보고 싶지만 입장바꿔 생각해봐~
매화꽃이 봄의 눈이되어 흐드려지게 소복하게 내린다.
화려한 동백사이로 수줍게 피어오르는 매화는 또 어떠리..
꼿꼿한 홍매화는 유유하게 흐르는 섬진강과 벗되어
말없이 대화를 나눈다.
매화동산을 걷다가 잠시 발길 멈추고 시 한편에 눈길 멈추면
나도 시인이 되어 낭랑한 목소리로 시를 읊는다.
내 발자국 먼저 알아차리는
한그루 매화나무 한테로 가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