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길을 물어 가렵니다
시와 좋은글 모음 2010/04/01 10:19   http://blog.azoomma.com/bbajji12/283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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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길을 물어 가렵니다

이진규


하루를 걸어갔습니다
나의 하루를 넋 잃은 나의 사랑을
슬픈 주머니 속에 가두고
들녘을 지나 유채꽃 만발한 호숫가에 이르러
내 슬픔이 왜 슬퍼야만 하는지를 알았습니다
너무도 투명한 호숫가에 앉아
홀로 왔음을 알고서는 눈물이 팽그르르 돌았습니다
유채꽃 위로 날아오르는 새들도
유채꽃 마음을 흩고 지나는 바람의 향 배인 머리채도
저 푸르른 하늘을 닮았습니다
바람에 물결이 일고 일렁이는 물결에
제 흐트러져 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아른거리는 물 이랑을 타고
슬픔이 넘실거리는 그 거리의 그대 모습이 보입니다
엇비스듬히 기댄 어깨 위로
돌아선 마음이 고개를 치어드는 것을
꽃을 들고 지나는 사내의 눈웃음을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내 가슴에
내 마음에 담가 두었던 그대의 마음이
제 손 끝에 실려 이제 물 속에 녹아드네요
저도 저 호숫가 둔덕을 뒤덮은 유채꽃 향기를 따라
이 슬픔 여기 놓아두고 가렵니다
호수를 벗어나 바다에 이르는 길을 따라
푸른 향을 몸에 달고 머리채 흔들며 떠난
바람의 길을 물어 가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