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는 자궁
기본 주제방 2004/07/22 12:30   http://blog.azoomma.com/bbajji12/145380
"꽃피는 자궁"


여자 나이 30이 넘으면 여기저기 몸에 아프지 않은 곳이 없다고 한다. 여성들의 경우엔 출산 이후 급속히 몸에 이상이 오는 것을 노화의 자연스런 현상으로 여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병에 걸리면 몸의 기능이 일시적으로 장애를 일으킨 것 뿐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치료하면 건강해질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여성들이 아픈 것은 단순히 몸의 기능이 일시적으로 장애를 일으키거나 노화에 의해 기능이 저하된 것이 아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회복하려는 자가치료의 본능이 한계에 다다르면 몸은 비로소 자신이 힘든 처지에 있슴을 고통이란 멧세지로 전달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자들은 자신의 몸의 메시지를 있는 그대로 느끼기보다 참거나 무시하는데 이골이 나 있는 상태다.

이런 여자들의 속성은 남성 중심의 사회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여자로 태어나면 자동으로 주민등록번호 2번을 부여받는 나라. "기저귀 차는 여자들은 설교 강단에 설 수 없다." 는 발언이 소위 사회적 종교적 지도자 신분에 있는 목사의 입에서 터져나오는가 하면 불교에서는 죄를 짓거나 계율을 어기면 여자로 태어난다고 터무니 없는 낭설을 깐다.

이처럼 여자를 평가절하 하므로써 사사로운 이득을 취하려는 잡배들이 사회적 공개념 수준의 여론형성을 주도하는가 하면 정작 여자들 당사자는 이러한 세상과 맞서보려는 노력은 커녕 자신의 몸을 자랑스러워하지 못하고 열등의식에 빠지고 만다.

여성들은 사회가 강요하는 미 의식에 몸을 맞추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자신의 몸에 대해 무지한 것이 순진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남편이나 아이들에 치여 자기 몸을 돌보는 것은 뒷전으로 밀리게 된다. 게다가 남성 중심의 의료계는 여성의 질병에 대해서는 부차적으로 다루는 측면이 컸다. 이러니 여자의 몸이 고달프지 않을 수 있겠는가.

환자들이 질염이 하도 재발이 잘되는 것을 보고 묘수가 없는지 친구 의사(남자임)에게 물어보았다. 그러자 "뒷물이나 잘하라고 그래." 이 말을 듣는 순간 나까지 모욕을 당하는 느낌이었다. "뒷물 안 하고 다니는 여자가 어딨냐. 오히려 너무 속까지 깨끗하게 씻으려고 해서 걱정이지."

음경은 소변과 정액이 한 통로를 쓰고 있지만 아무도 더럽다고 생각하지 않고있다. 그런데 질은 요도와 엄연히 분리되어 있으며 요구르트처럼 깨끗한 데도 부정적인 생각을 심어준 게 누군가. "남자 털은 멋져보이지만 여자 털은 꼴불견이니 밀어라, 깍아라, 살 빼라, 무릎을 오무려라, 조신하라, 정숙하라, 월경은 불경하고 질은 더럽다."등등

이렇게 여자 몸은 잘못됐다는 부정적인 지식을 반복해서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시킨 것은 다름 아닌 남성 권력적 사회다. 여성에 대한 지배를 강화하여 말 잘 듣게, 고분고분하게 통제하려는 것이다. 그래서 생리대 광고는 계속 "깨끗해요" 를 연발하고 질 세정제는 유독 "악취와 청결"을 강조함으로써 여성들의 "불결 콤플렉스" 를 조장하는 것이 아닌가.

여자들이 자기 몸의 위대함을 모르고, 몸을 업신여기고 함부로 대하며, 여자 몸이 얼마나 훌륭하고 위대한지 정작 그 당사자들이 모르고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니겠는가.

자신의 몸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 것은 건강을 향한 첫걸음일 것이다. 그동안 남성 위주로 파악되어 왔던 여자의 몸에 대한 편견과 거짓 정보에서 벗어나야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더럽고 부끄러운 것으로 여겨왔던 자궁과 질, 난소들이 실제 얼마나 정교하고 훌륭한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한 재조명이 필요하다.

여자는 자신의 반쪽 씨에 남자의 반쪽 씨를 보태어 열 달 동안 자신의 피로 길러 완전한 생명으로 길러내는 창조자다. 사람은 오장육부를 가지고 있다고들 하는데 여자는 여기에 자궁을 추가하여 "육장육부"를 가지고 있다. 일하기 좋게 근육을 붙이고 성기를 밖으로 빼내어 손쉽고 정확하게 정자를 운반하게 만든 "일반사양"은 남자 몸이다.

여성에게는 난소와 질뿐만 아니라 남자에게는 상동기관이 없는 자궁이라는 당당한 장부가 있다. 자고로 보물은 밖에다 허술히 간수하지 않는 법이다. 너무나 소중하기 때문에 몸 깊숙한 곳에 특별한 자궁을 마련하였다

복부 깊숙한 곳에 생식기와 자궁을 내장하고 근육 대신 비상열량도 되고 충격완화재와 보온단열재인 다목적 지방으로 몸을 소중하게 감싼 여성의 몸은 "고급사양"이라고 할 수 있다. 생명을 만들어내는 일이 워낙 절대적이고 중요하기 때문에 여성의 몸에는 정교하고 정확한 시스템과 기능이 필요한 것이다.

선거 때마다 고향을 따지고 출신을 따지고, 누구누구의 몇 대 자손이라고 따지는 인간들도 알고보면 모두 제 어미 자궁이 고향 아니던가. 자궁은 인류의 근원이며 창조의 근원이며 생명의 원천이다. 이렇게 무한한 창조력을 지닌 자궁의 힘을 제대로 알고나면 여자 몸의 위대함과 존경스러움에 여자 몸을 업신여기거나 함부로 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난자와 정자의 수정 과정엔 다 풀지 못한 수수께끼가 많지만 예전엔 달리기를 가장 잘하는 힘센 정자가 막 난관을 거슬러 올라가서 얌전히 기다리고 있는 난자를 공격하여 뚫고 들어가면 임신이 된다고 배웠다. 그러나 난자를 공격할 시기만을 학수고대하는 정자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크고 우람한데다 10만 배나 무거운 어마어마한 난자인 것이다.

예쁜 신부를 안아주기는 커녕 밑에 깔리게 된 정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마치 난공불락의 나바론 요새에 도전하게 된 꼴이다. 지금까지는 정자의 머리 쪽에 난막을 녹이는 효소가 있어서 뚫고 들어간다고 정자측 변호인단은 그렇게 일방적으로 남성 본위적 사고에서 주장해 왔다.

그런데 코넬 대학에서 한 연구에 따르면 난자의 표피를 뚫기 위해서는 순간마다 패스워드를 바꾸는 난막의 생식 단백질의 암호를 풀어야 한단다. 그동안 알려져왔듯이 난자가 얌전하게 수동적으로 정자의 침입을 기다린다는 천부당 만부당한 낭설은 그만 집어쳐야 한다.

난자는 무조건 첫번째 도착한 정자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고 난막에 달라붙은 무수한 정자 중에서 "암호 테스트"로 똑똑한 정자를 고르는 것이 정설이다. 난막 쪽에서 작은 손 같은 돌기를 내밀어 정자의 머리만이 들어올 수 있게 인도한다는 연구도 있다.

중년 여성들이 동창회에 나가면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서로를 빈궁 마마라고 부른다고 한다.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중 10명 중 1명이 자궁적출술을 권유받았고, 이 가운데 10명에 6명꼴로 수술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자궁경부암이나 자궁암으로 수술한 경우는 20%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자궁섬유종, 자궁내막증, 골반통, 자궁탈출증 등으로 자궁을 들어낸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특히 더 이상 출산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여성들의 경우에는 단순히 쓸모가 없어졌다는 이유로 잘라내도 된다거나 놓아두면 문제만 일으키니까 그냥 떼어내는 것이 낫다는 이유로 의사에게서 자궁적출술을 권유받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 자궁을 떼어내는 것만이 최선의 방법일까.

호르몬과 배란의 영향으로 물혹 정도는 커졌다가 쪼그라들기도 하는 것이 정상 과정이다. 에스트로겐에 지나치게 자극을 받아서 물혹이나 근종이 자라날 수 있는 것이라면 반대로 줄어들 여지도 있다. 초음파와 내시경이 생기고 나서 몸 속을 들여다보니 그동안 존재했지만 몰랐던 조직들이 보이게 된 것이지 그렇다고 들어내거나 잘라내도 좋다는 얘기는 아니지 않는가.

단순한 근종이나 혹은 나중에 암으로 발전하지도 않으며 더군다나 존재 자체로서 위험하지도 않다. 자궁적출수술을 하면 모든 문제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증상과 체력손실이 따라오는 것을 모르는가. 아기를 가질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안면 홍조, 골다공증, 안구건조, 질건조, 성욕감퇴, 우울, 불안감 등 후유장애가 의외로 심각하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이러한 사실을 내색을 하기 보다는 모두 자기 탓으로 돌리고 죄책감을 내면화하며 자궁 상실에 대한 수치감과 함께 깊은 상처를 입는 것이 보통이다. 만일 훗날들어 자궁에 혹시 암이 생길까봐 없애버려야 한다면 전립선이나 고환같은 남성전용 장기등은 암이 생길지도 모르는데 왜 그냥 놔 두는 것인가.

무자비하게 자행되는 자궁적출술 뿐만 아니라 여성들이 꼭 알아야 할 건강 이야기들을 모른 채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폐경에 대한 것이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월경이 끝나는 순간 자신의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하여 우울증에 빠지는 수가 많다.

그러나 아무리 쓸모가 다 되어서 버리는 폐기물이라고 하더라도 폐광처럼 닫히고 끝났다는 의미의 폐경이라는 단어보다는 임무를 완수했다는 의미에서 "완경"이라는 표현이 더욱 매끄럽지 아니한가. 그리고 완경은 이제 더 이상 피 흘리지 말고 고생한 몸을 돌보며 휴식을 취하라는 조물주의 섭리로 받아들여야 한다.

인생 다 끝장난 것처럼 한숨 짓기 보다는 앞으로 자그마치 30년이나 남은 인생을 어떻게 신나게 살아갈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 발전지향적인 사고가 아닌가. 이와 함께 여성호르몬제 복용에 대한 문제도 충분히 다시 생각해 볼 여지가 많다고 생각한다.

전에는 호르몬이 주로 난소에서만 만들어진다고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완경 이후 예상되는 에스트로겐의 보충문제로 논란을 빚어왔다. 그런데 최근의 내분비 연구에서는 난소 외에도 간, 부신, 지방세포, 근육, 태반, 젖가슴, 뼈, 혈관 등 여러 곳에서 여성 홀몬이 만들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국립보건원에서는 50~79세 여성들을 대상으로 5년간 임상연구를 한 결과 골다공증, 성욕감퇴 등을 치료하기 위해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틴을 복합 투여하는 호르몬 요법은 유방암과 혈관 내의 혈전을 증가시켜 심장병, 뇌중풍의 위험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복합 호르몬 요법으로 치료를 받은 후에도 피로, 신체 컨디션, 기분, 질건조, 기억력, 수면 등의 전반적인 생활의 질이 그동안 알려진 것과는 달리 치료 전과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단지 안면홍조와 수면장애만 덜했다는 결과가 있다.

여자들이 건강해지면 세상이 모두 건강해진다. 가족과 인간관계가 두루 좋아지고 주위가 모두 다 행복해지는 것이다. 여자가 고달프다면 남자들 역시 고달플 것이다. 남자니까 강해야 하고, 책임질 것도 많고, 힘들다고 엄살도 떨 수 없고, 더군다나 눈물을 보일수야 없지 않은가.

그동안 평가절하 되었던 여자의 가치를 제대로 알고 여자가 행복해진다면 따라서 남자들 어깨에 올라앉은 짐도 한결 가벼워지지 않을까. 작금의 남자들은 실속 없이 아들 노릇에 주인 노릇 하느라 책임감에 짓눌려 등골이 휜다. 가장이란 이름으로 식구들을 먹여 살린다고 꿈도 접고 여유도 없이 쫓기듯 살아가는 것이다.

이런 과다한 스트레스에 시달린 탓인자 40대 남성 사망률이 세계 1위로 가장 높다. 남자들은 너무 피곤하고 불쌍한 존재들이다. 인생의 무게를 여자들과 사이좋게 나누어 들고 가볍게 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이런 이유에서 우선 여자가 행복해야 사랑을 온 세상에 퍼뜨리고 남자에게도 듬뿍 퍼줄 수 있는 것이다. 더불어 행복해지는 세상이란 알고보면 참으로 만들기 쉽다.

위의 얘기들은 요즘 한창 세간의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는 이유명호씨의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자궁"]이라는 책에 등장하는 몇구절의 글귀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에서는 자궁, 난소, 질 등 여성의 주요 생식기에 대한 건강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2부에서는 사회가 강요하는 편견 때문에 여자들이 얼마나 자신의 몸을 함부로 대하는가를 지적하면서 여자가 자연의 순리에 맞게 건강해지는 방법을 알려준다. 3부에서는 완경 후 증상, 골다공증, 고혈압 등 나이가 들면서 여자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설명하면서 건강하게 나이 드는 방법을 알려준다.

조금 일찍 태어났다면 예진 아씨나 장금이처럼 의녀가 되어 약탕기 앞에 쪼그리고 앉아 부채질을 하지 않았겠느냐며 너스레를 떠는 유쾌한 한의사 이유명호가 그 장본인이다.

약초밭 선생 또는 꽁지머리 한의사로 불리는 그는 ‘애무하면 낫는다’는 독특한 건강법을 알리는 건강교육가이기도 하다. 우리 몸의 소중함을 깨닫고 머리에서 발끝까지 사랑의 손길로 애무를 할 때 세포 하나하나가 되살아난다는 것이 그의 건강법이다.

경희대 한의학과 졸업. 서울 보건대학원 및 동 대학원 최고 관리자 과정 수료. 하버드대에서 보건 관리자 과정 연수. 호주제 폐지를 위한 시민 모임, 한국여성장애인연합 등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이유명호한의원 원장. 저서 《살에게 말을 걸어봐》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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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항상 내곁에 있어 그래서 그리워할 필요가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