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으로 보이는 인삼센타 모퉁이가 먼저살던 동네 이웃아주머니의 오빠가 되시는 분께서 이발소를 하시던 자리다. 주호삼춘이신 그분은 아들내미의 머리를 정성스레 깎아주셨는데 당시 이발값이 천원이 였는데 이백원을 거슬러 주셨다. 아들내미 간식 사먹으라고... 참 인정스런 분이셨다.
춘천에 뿌리내리고 살때부터 몇년동안 집에서 수출품 뜨게질로 부업을 했다. 부업이 아니라 밤을 새다시피하면서 죽을둥 살둥 뜨게질을 했다. 딸아이가 서너살때 온의동 철길동네로 이사를 왔는데 한참을 정신없이 뜨게질을 하다 보면 딸내미가 안보여 미친듯이 나가 아이의 이름을 부르고 찾다보면 동네 꼬맹이들과 철둑길을 엉금엉금 올라가 기절초풍을하고 아이를 붙잡아 온 적이 몇번 있었다. 돈 몇푼 벌려고하다 아이 잘 못 될까바 간을 졸이면서도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끊지 못하고 몇년을 더 했다. 살림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상전벽해란 말이 실감난다... 철길건너 가겟방이 있고... 고추밭과 배추밭 사이 인가가 몇채 있던 온의동이 이젠 아파트와 몇층짜리 건물들로 반듯한 도시가 되가고 있었다. 큰아이가 초등학교 일학년 일학기까지 살았었는데 온의동집에 살때 재래식 화장실에 발이 빠져 없는쌀 박박 긁어 떡해놓고 액맥이를 해주던일이 추억에 남는다. 아 너무 안좋은 일등이 많았던 온의동의 추억!
이곳이 어딘고하고 유심히 살펴보니 춘천 인성병원에서 춘고쪽으로 가는 소양로인 것 같다.
소양로에는 유난히 깃대를 꽂은 점보는 집들이 많았는데
갈등이 많던 시절 점집을 몇번 찾았었다.
남춘천 다리밑에도 용하다고해서 갔었는데
한결 같이 하는말은 같았다.
부적을 쓰라는둥...
억울하게 죽은귀신을 위해 굿을 하라는둥...
아이가 나쁘니 수영을 걸어주라는둥...
춘천이 객지인 내 주변엔
고통을 나눌만한 그누구도 없었고 눈에 눈물 마를날 없이 매일 살찌말찌로 고민했다.
춘천미군부대하면 1983년 5월5일인가 중국민항기 착륙사건이 떠오른다.
근화동으로 이사온지 이삼일만에 집근처인 미군부대로 중국민항기가 불시착해
취재진으로 동네가 시끌벅적했었다. 나도 미군부대 철조망 사이를 어슬렁거리며
중국사람들을 보려고 했으니 개미한마리 구경 못하고 공룡처럼 버티고 있는 중국민항기만 물끄러미 쳐다 보고 왔다. 그해 여름엔 친정식구들이 서울서 내려와 의암댐 지류에서 물놀이를 하다가 급박한 실제상황 경보 싸이렌이 소리에 전쟁이 터진줄 알고 공포에 떨었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북한비행기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귀순한 사건이었다.
조양동에서 춘천명동 들어가는 입구 같다. 조양동에는 멋진 이름의 카페가 있었는데
아이들을 올망졸망 키우고 하루 하루 살아내기가 힘든 내게는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음악듣고 차한잔 마신다는 것도 사치고 호사였다.
그 카페 지금도 있나하고 찾아 봤지만 강산이 두번 바뀐 세월이라 간판이 안보였다.
그 이름도 멋진 "비탈에 선 카페'
정말 그 카페는 약간 비탈진 곳에 있었었다.
콩한쪽이면 반쪽이라도 나누어주시던 나보다 서너살 어리신 형님...
때거리가 없을때 양식을 사주신 지금은 돌아가시고 안계신 조미할머님...
힘들때마다 떠올린 야쿠르트 배달하시던 윤희어머니...
이웃에 살던 소영이 엄마, 한수 엄마,
4대가 한지붕에서 사시던 효자동 뜨게질조장 아주머니..
많이 보고 싶습니다.
 |
리본
당신과 함께 보는 아름다운 세상~~~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