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손 흔들어 주던 푸렛트 홈"
오랫적 무더운 여름 밤
산골마을 "용속골" 살던 시절
이등병 달고 첫 휴가 다녀 갈때
귀대 하던 날 아련한 추억
시간 버스 여러번 갈아 타고
물어 물어 찾아 간 간이역
야간 군용 열차 0시 50분
먼 친척 집 찾아 쉬어 가던 날
6.25 피난살이 했던 집
물어 물어 어렵게 찾아가니
나이든 아주머니 저녁 지어 주시고
여동생 남동생 둘이서 반겨줬지
어둡고 깊은 밤 시간 맞춰
역에 나가 혼자서 외로움 달래는데
어디선가 "오빠"라 부르는 소리
부모형제 그리움 너무 컸기에
멍하니 프렛트 홈 들어 설 무렵
뒤에서 인기척 뒤 돌아 보니
부끄러워 말 못하던 수즙은 여동생
잠결에 오빠 보고파 달려 왔단다
어릴적 철부지 함께 자랐는데
벌써 어엿한 숙녀 되어 만난 동생
할 말 잃고 차창 밖 손 흔들며
"잘 가세요" "도착하면 편지 해요"
그후 어렵살이 살다 보니
소식 끊기고 시집 갔다는 얘기
챙겨 보지 못하고 지나쳐 온 세월
이제와 생각하니 그리움 가득
어른들 세상 떠나니 소식 끊기고
지금쯤 어느 하늘 아래 할머니 되어
손주 더불고 잘 살고 있겠지
오빠라 불러주던 그 음성 그립고
간이역 지나 칠 때마다 보고파 지던
오랫적 먼 동생 예쁘장한 모습
떠나는 차창 밖 손 흔들어 주던
그날 밤 동생 모습 자꾸만 그립구나
"마지막 손 흔들어 주던 프렛트 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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