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여행기 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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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8월 29일.. 베트남은 우리와 시차가 두 시간이 느렸다. 두 시간을 번 셈이다. 조금 더 젊게 살고 싶으신 분들은 베트남으로 가세요. 모닝콜이 아침 7시인데 모두들 잠이 없는지 6시 30분부터 식당에 내려가 아침을 먹고 있었다.
그럴수밖에.. 우리나라에 있었다면 아이들 어른들 모두 나가는 시간이니...여기의 7시가 우리나라의 9시 아닌가? 우스개로 가이드가 첫날이라 7시에 모닝콜을 의뢰하니 아무 룸도 받지않아 무슨 일이 있나 싶어 식당으로 뛰어 내려왔다면서 우리를 박장대소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우리들은 말 잘 듣는 아이들처럼 가이드들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아이들이었다. 오전 9시 대우호텔 로비..
오늘은 베트남의 닌빈호아로 이동한다. 차를 타고 약 2시간 30분이 소요되는 거리이다. 가는길에 현지 가이드의 베트남의 역사 이야기는 우리를 여행객이 아닌 여학교시절의 역사 시간에 강의를 듣는 여학생으로 만들었다. 모두 글을 쓰는 분들이라 메모도 질문도 단연 우등생감.. 가이드는 연신 침을 튀기면서 우리에게 베트남의 역사를 들려주었다. 가이드의 입술이 바싹 말라있는것을 나는 놓치지않았다.
드디어 닌빈호아에 도착.. 호수도 강도 아닌 늪 수준이라는 곳에서 우리는 삼판배를 2인 1조로 타고 물 위를 스르르 미끌어져갔다. 삼판배는 야자수나무로 만든 작은 조각배인데 뱃사공이 여인네였다. 베트남의 인구 70%가 농업에 종사면서 밖의 일은 모두 여인네들의 몫이라고 한다. 처음에 우리는 이 말에 분노하면서 가이드의 다음 설명에 고개가 조금 끄덕여졌다. 오랜 전쟁에 베트남의 남자들이 많이 전사하여서 남자들이 많지 않기도하지만 나라를 지키기위하여 애쓴 남편이나 아들들을 조금 쉬게하려는 베트남여인들의 배려라는것을 알았기에 조금 수긍이되었다. 그래도 너무나 갸날픈 그녀들이 모든 일을 한다는것이 조금 안쓰러웠다. 나와 정신언니가 탄 삼판배의 사공은 28살의 아이가 셋인 여인이었다. 서로 말이 통하지않아 영어 한국어...바디랭귀지로 서로 의사를 통하여 알아낸 그녀의 모든것이다. 한국사람이 많이 찾는 베트남.. 그래서 그녀는 '언니"정도의 우리말은 곧잘 하였다. 야윈 까만 몸이 안스러워보여 나는 가방에 든 과자를 아이들 주라는 의미로 내밀었다. 감사하다면서 우리에게 전해 준 연꽃 목걸이.. 버리지않고 나는 그걸 고이고이 가지고와서 책갈피에 넣어 두었다. 석회암토질이라 농약을 뿌리지않아도 농사가 잘되어 1년에 2모작 내지 3모작까지.. 물속에 가라앉은 석회암의 산들은 구멍이 숭숭 뚫린 우리나라의 제주도 돌을 보는 느낌이다.
그렇게 즐거운 뱃놀이를 마치고 하노이로 돌아와 수상인형극을관람하였다. 째지는듯한 음악과 물위에서 인형극이 이루어지는데 무대 밖에서 긴 장대로 인형을 조종한다는데 그 빠른 동작속에서도 서로 얼키지않고 연극을 만든다니..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지만 아마 베트남의 역사를 말하고 있는듯했다. 삼국사기에 단군신화가 담겨있듯이 베트남의 역사를 이방인들에게 그렇게 알리는것 같았다. 그렇게 수상인형극을 관람하고 우리는 발마사지를 받으려갔다.
베트남에 오면 발마사지를 꼭 받는다고 한다. 어찌보면 베트남이 발마사지의 전신이라고까지 하였다. 홀에 들어가닌 젊은 청년들이 쭈욱 대기하고있다. 이 청년들은 발마사지 학교를 졸업하여 이렇게 취직이 된다고한다. 처음에는 남자가 이 일을 하나싶었는데 다 받고나서 그 이유가 설명이되었다. 한 사람의 몸의 뭉친 근육과 뭉친 혈을 찾아 풀어내자니 얼마나 힘이 들겠는가? 연신 물을 마셔 가면서 하는것을 보았다. 그렇게 나는 42년간 쌓아온 온 전신의 피로를 그 아이에게 맡겼다. 처음에는 젊은 애들이라 조금 거부감이 들었는데 이제껏 내 몸을 내 팽겨치고 산것같아 처음이자 끝으로 내 몸에 최선을 다하여 주고 싶어 이제껏 몸에 힘이 들어간것을 풀고는 자연스레 그 애들에게 몸을 맡겼다. 뭉친 근육을 풀고 엉긴 혈을 눌러주고 그렇게 내 몸은 베트남에서 호사를 누렸다. 같이 간 우리들은 모두 시부모를 모시고 농사를 짓고 편안한 삶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었다. 그렇게 우리들은 우리의 몸을 버린 주인이었던 것이다. 수필가로 등단한 문경의 음전언니는 마사지를 받고는 아들 같은 그 아이들에게 연신 고맙다면서 팁을 듬뿍 주시는데...그건 우리가 생각하는 단순함이 아니라 우리의 고달픈 몸을 땀을 뻘뻘 흘리면서 풀어준데 대한 무한한 고마움이 담겨있었다. 누가 우리의 이 고달픈 발과 몸을 이렇게 가뿐하게 만들어주었단 말인가? 치매 걸린 시부모를 모시면서도 당연하다고 느끼면서 단 한마디의 감사한 말도 건네 받지 않는 우리 며느리들.. 농사를 짓고 힘들게 어른들과 생활하지만 어느 누구도 이해아여 주지않은 시골살이.. 그러면서 고부지간에 아웅다웅하면서 지낸 세월동안 쌓인것이라고는 몸속의 독소가 길러내 속앓이.. 그리고 아침 저녁으로 한 줌 털어넣는 약 봉지.. 그렇게 살아생전 말 한 마디도 다정하게 풀어내지않고 사신 양반이 .. 돌아가시면서 "내가 네게 못할 짓을 했구나"라는 그 한 마디에 모진 시집살이가 봄 눈 녹듯 사라졌다는 언니도 있고.. 치매걸린 시부모님을 모시면서 "똥은 촌수가 있더라"라는 말로 자신을 감싸앉는 언니도.. 우리가 이런 마음을 어디에다가 하소연하였겠는가? 모두 참고 살아온 오늘이었다. 비록 돈을 지불하고 받는 서비스였지만 우리 모두는 그들에게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였다.
날아갈 듯 한 몸을하고 저녁은 우리의 한식으로 기분 좋게 먹고는 또 다시 우리의 보금자리인 대우호텔로 돌아왔다. 어제는 피곤하여 모두 그냥 잤지만 오늘은 우리 방에서 9시에 모두 모이기로하였다. 간단한 샤워 후에 정신언니와 나는 와인을 시키고 준비해온 열대과일로 근사한 자리를 만들었다. 9시를 참지 못하고 쳐들어온 언니들도 있었고 모두 잠자리에 들 간편한 복장으로 들어온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얼마나 떠들고 웃어댔는지..아픈 이야기가 더 많아 우리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기도하였지만 그랬기에 이런 좋은 날도 있다는 것으로 끝을 맺고 우리는 내일의 여행을 생각하면서 각자의 방으로 흩어져갔다.
베트남 여행기3 에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