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골아낙 베트남 여행기 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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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8월 28일.. 오후 7시 30분.. 드디어 비행기는 굉음을 내면서 하늘 위로 솟아 올랐다. 아! 드디어 ... 나는 한 마리 훨훨 자유로운 새가 되었다. 하늘을 볼 기회가 많은 시골살이에서 언제나 자유로운 날개짓으로 내 시선을 끈 새들의 무리..
아니다. 시부모님을 모시는 긴장감과 힘든 시골살이가 나를 그렇게 마음먹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점점이 사라지는 대한민국을 뒤로하고 우리는 베트남으로의 여행을 시작하였다. 같이 간 일행들은 시상식을 끝마치고 점심을 먹으면서 어느 정도 안면을 튼 상태라 서로 이야기가 오고가고.. 모두들 가족을 배려하는 아줌마들이라서 그런지 홀로 이렇게 떠난다는 설레임은 나와 못지 않을것 같았다. 저녁은 기내식으로 하고 피곤들하였는지 모두들 잠에 떨어졌다.
몸은 피곤한데 눈은 말똥말똥.. 밖을 쳐다보니 캄캄하여 아무것도 보이지않고 느껴지지않는 비행기의 속력과 내 정신세계뿐.. 다른나라는 살아보지 않았으니 모르겠고..대한민국에서 며느리로 아내로 엄마로 살아간다는것은 내 자신을 많이 많이 포기해야만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든든하다는것을 알기에 더욱 나 자신을 포기하고 살았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살면서 나에게 힘이 된 것은 글을 쓰는 일이었다. 글을 쓴다고 거창하게 말은 하지만 그냥 내 하루를 열면서 거기서 내 자신을 뒤돌아 볼 수있는 시간을 만들었다고 하겠다. 어디에도 내 삶이 행복하다고 불행하다고 말할 수없음을 알아버렸기에 그냥 그렇게 혼자 삭힌다는것이 주저리 주저리 글이 되어 나왔다. 그리고 그 산고가 이렇게 나를 비행기를 타게 만들고 시어른과 남편과 아이들을 남겨두고 홀로 먼 곳으로의 여행을 만들었다.
언제 눈을 붙였는지 시끌시끌한 소리에 눈을 떴다. 스튜어디스들의 모습이 분주하다. 우리가 아줌마가 되고보니 왜 이다지도 아가씨들이 이쁜지.. 우리가 이러할진대 남자들은 얼마나 이쁜 아가씨들이 예쁠까?? 기내에 비치된 상품을 판매하는 모양이었다. 팜플렛을 꺼내 보니 별의별 상품이 다 있다. 그 중에 화장품에 눈길이 머문다. 시골살이하면서 별로 화장품 쓸 일이 없어 기초화장품만 있지 색조화장품은 별로 사지 않은터라 이것저것 색조화장품에 눈이 계속 머문다. 랑콤, 샤넬, 디오르등.. 우리나라 아모레만을 애용하여 온 내 얼굴에 이럴때 외제 화장품이나 사 볼까 하는 사치한 마음에 이것저것 쳐다보니 면세품이라 그런지 많이 할인이되었다. 구미가 당겨 다른곳은 보이지않고 눈은 그 곳만 집중하고 있는데 내 좌석 조금 앞에 큰 브라운관에서 유니세프 광고가 떴다.
형형색색의 아이샤도와 립스틱..그리고 이것을 바르면 나도 시골아낙이 아니라 도시의 처녀쯤으로 착각하게 만들 수 있는 화장품에 혹 하여있던 나를 아줌마로 돌아오게 만든 광고 한 편.............유니세프 기금 마련 광고.. 브라운관에서 얼른 지나가버려 좌석받이에 마련된 공간에서 팜플렛을 꺼내 들었다. 까만 몸에 눈만 괭한 살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아이들.. 1,000원으로 배를 곯고 있는 아이들에게 일주일간 영양식을 공급하고.. 5,000원으로 이 아이들에게 보름간의 영양식을 공급하고.. 10,000원으로 이 아이들에게 한 달간의 영양식을 공급한다고.. 그리고 김혜자님의 "꽃으로도 때리지 마라"는 책을 읽으면서 나와 우리 아이들이 행복한 대한민국에 태어난걸 감사하면서도 선뜻 그 기금자 명단에 내 이름 석자를 올리지 못한 죄스러운 마음에 아이들을 기르는 에미로서 어떻게 이런 글을 보면서 얼굴에 바를 생각만을 할 수 있겠는가 싶어 상품광고책을 과감히 덮고 봉투에 화장품 살려고 생각했던 현금을 넣었다. 많지는 않지만 이걸 넣음므로서 내가 나눈 조그마한 정성이 우리 아이들에게 돌아오길 바라보며..
그러는 사이에 군데 군데 불빛이 보였다. 이제 다 와 가는가보다라고 생각하면서 시계를 보니 다섯시간이 걸린걸보니 도착할 때가 되었나보다. 조금있으니 안내방송이 흐른다. 잠시 후면 베트남 하노이 공항에 도착한다고 안전벨트를 점검하라는.. 모두들 수선하다. 우리들의 수선함에 비행기는 안전하게 목적지인 하노이 공항에 우리를 안착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우리 일행을 맞이한 현지 가이드의 안내를 받고는 우리의 숙소인 대우호텔로 향했다. 나와 같이 4박 5일을 같이 보낼 룸메이트는 대상을 탄 조정신 언니와 같이 우리가 묵을 방으로 들어갔다.
아! 4박 5일동안 나는 며느리도 아내도 엄마도 아닌 오로지 나 "시골아낙" 이다 ~~~앗싸!!
베트남 여행기 2에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