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꾼에게 있어 비는 반가움의 대상입니다.
따가운 햇빛 맞으며 땀흘릴때는 어서 시원한 빗줄기나 쏟아졌으면하고 바라보고..
농작물을 심어 두고도 같은 마음입니다.
그런데..
이번 비는 내려도 너무 내립니다.
몇 날 몇 일을 나가지도 못하고 이러고 방구들만 떠 받들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창문만 여닫는 횟수가 늘고..
마당에 텃밭이나 가꾸어놓은 화분들은 제 세상인양 푸르름을 더하고
앞산 밭에 깨들은 너무 목이 아프다고 모두 누워버렸습니다.
그걸 보니 올 해는 또 참깨 가격이 만만찮겠구나를 생각하는 농사꾼이되어갑니다.
어머님 아버님이 동네놀이구경을 떠나셨기에 오늘은 마음이 왠지 가볍습니다.
그래서 옷장 정리를 하고 보니 아이들이 갓난쟁이일때 입혔던 배냇저고리와
보경이 아장아장 걸음마할 때 너무 예뻐 사 입힌 원피스가 눈에 뜨입니다.
아이들 키우면서 처음 입힌 옷은 그냥 어디 보내버리기 뭣하여 이것만은 이사를 하여도 고이고이 간직하였는데 오늘 내 눈앞에서 옛날 아이들 키우면서 행복해하던 새댁이었던 아낙이 생각나 가만히 그때를 떠 올리니 참 그때가 행복했던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