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다.....라고 느끼는 그 순간부터 나는 원인모를 병에 걸린다.
앞산에 진달래 뒷산에 개나리가 내 시야를 가려
온 천지가 내 눈을 황홀하게 하건만
그냥 이 시골생활이 주는 또 다른 뭔가가 나를 바람나게 한다.
그 봄바람을 잠재우기 위하여
어제는 남편과 동해바다를 찾았다.
바다라야
그 자리에서 파도라는 친구와 놀고 있겠지만
그래도 지금 바다를 보아야겠기에 남편과 다녀온 동해바다...
내 고향 남쪽바다..
눈물나도록 그리운 바다는 아니지만 그나마 바다라는 말 만으로도
나의 봄바람을 잠재워 줄 만 하였다.
동해는 봄바람난 아지매들로 만원이었다.
다들 삼삼오오 짝을 지어서 봄바람을 잠재우나보다라고..
나의 마음을 그들과 대비시켜 보며....
바닷물에 손 한 번 담그고
백사장 한 번 걸어보고 ...
밀려오는 파도 한 번 손잡아 주고...
그러고 나면 끝인것을 왜 그다지 마음이 심란하였을까?
고향바다에 젖어 살때에는 몰랐던것이 바다가 없고 아무런 나의 연고가
되어줄만한 사람이 없는 이 시집에서 미역냄새나는 바다가
한 번씩 너무나 그리운 나머지 병이 난다.
동해바다를 지나쳐 집으로 오는 들길은 온 천지가 꽃천지였다.
내 주위로 지천으로 꽃들이 피어있건만 여행지에서 만나는 꽃들은 더욱 나의 맴을
흥분되게 만든다.
미역냄새나는 바다를 묻히고 돌아온 우리 부부는 또 힘찬 농사일을 준비하여야겠지...
해마다 지나가는 이 봄바람을 나는 어찌 잠재울라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