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5년을 맞으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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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2월 31일...... 바람이 쌩쌩 불어대고 어른들과 같이 살다보니 해맞이나 우리 4식구 달랑 어디 가기도 그렇고하여 집에서 2005년을 맞이하자며 2004년의 모든 근심 걱정을 담아서 만두나 만들어 먹자면서 남편은 반죽을 책임지고 아이들은 만두속을 채우고 나는 저녁밥을 하자고 서로 의논을 모으고 아이들과 남편은 재료를 준비하려 읍내로 트럭타고 장 보러 나가고....
아버님,어머님께서는 회관에 나들이 가시고, 혼자서 집이나 청소하려고 빗자루를 들고 마당에 떨어진 낙엽더미나 자잘한 쓰레기를 쓸고 있으려니 우체부아저씨가 좋은 선물 가지고 왔다며 반갑게 내려 놓는다.
누런서류봉투에 두툼한 책이 만져졌다. 발신인을 찾아보니 남편의 지인으로부터 온 책이다. "아니 며칠전에도 책이 왔었는데..."하면서 얼른 봉투를 뜯고보니 피천득님의 인연과 시어머님의 따뜻한 마음의 눈으로 쓴 고부일기라는 책 두 권....
추운 바깥날씨에도 불구하고 나는 너무나 감사하고 반가워 평상에 앉아서 책장을 넘겼다. 피천득님의 인연은 벌써 읽었지만 도서관에서 대출을하여 읽었기에 나의 책장에 두고두고 생각날때 읽을 수있으리라......... 고부일기는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한 지붕아래에 살면서 겪게되는 아픔과 웃음이 묻어나는 잔잔한 생활속의 이야기였다. 작가는 tv에도 출연하여 이 책을 소개한적이있어 반가운 마음과 내 자신이 바로 이책속의 주인공과 같은 처지라 이 책부터 읽어보리라 마음 먹고 방으로 들어와서 남편에게 마음이 따뜻한 지인이 있음에 감사드렸다.
남편이 어릴적에 시골에서 학교를 다닐때, 한동네 사는 친구와 친척인 이 분은 남편과 나이가 같아서 서울에서 방학때면 이곳 친지집을 방문하였다가 시골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에 같이 뛰어놀다가 친구가 되었다고 하였다. 그러고는 30년세월이 지나도록 만나지 못하였다가 이번 친척어른의 문상으로 이곳을 방문하였다가 남편과 만나 하룻밤으로 그간의 회포를 풀지못하고 이메일로 전화로 서로 걱정과 안부를 전하고있는 상태였다.
그리고는 서울에 올라 가시더니 보내온 책이 내가 항상 가까이하는 법정스님의 산문집이었다. 그 분이 보내온 책으로하여 나는 이 겨울 따뜻하게 보내고 있는데 이번에도 또 따뜻한 책을 보내 준 그 분께 정말 감사드린다. 그렇게 아랫목에서 배붙이고 책을 쏠쏠하게 보고있는데 따르릉 전화벨이 울려 받으니 막내시누이다. "언니가?.......난데 김치냉장고 큰거 하나 사서 택배로 부쳤으니 한 3일있다가 닿을꺼니까 잘써..." "아니 아가씨 김치냉장고 다음에 우리 형편 풀리면구입할려고 하였는데 왜?........아가씨 사는것도 넉넉한것도 아니면서......."하니 "아따! 친정에 김치냉장고 하나 사 줄 형편은 되네. 걱정말고 잘 써시셔"한다 나는 고맙고 미안하고 부담스러워 극구 취소하라고하니 벌써 이서방(고모부)이 카드 긁었네한다. 고모부한테 미안스러워하니........ "이서방이 처가댁에서 도움 많이 받으니 그 정도는 괜찮다고하면서 걱정말고 많은 김치나 잘 보관하라고하며 전화를 놓는다.
전화를 내려 놓으며 만감이 교차한다. 나의 모든것을 버리고 이 시골로 들어와 나 자신을 잃어가고있다고 생각하였는데 내가 쓴 조그만 마음 씀씀이가 배가되어 내게 다시 돌아오고있는 이 상황 앞에서 나는 눈물만 난다.
내가 시골로 들어와 틈틈이 내가 사는모습을 인터넷에 글을 썼었는데 작가가 보고는 우리가 사는 모습을 tv에 담고 싶다면서 우리집을 담아가서는 김치냉장고를 선물로 보내왔는데 요긴하게 잘 사용하였는데 워낙 많은 양의 음식을 하다보니 항상 냉장고가 복잡하여서 김치냉장고를 큰걸로 바꿔려고하였는데 지금은 아직 울 사정이 좋지 못하여 미루고 또 미루는걸 시누이가 알고는 덜렁 일을 저지려고 말았다.
여기와서 어른들과 같이 살면서 많은 사람들이 우리집을 드나든다. 어머님의 형제들 그리고 자식들..... 남편의 아는이와 나의 아는이들이...... 그많은 이들을 나는 빈손으로 보내지 않았다. 무엇이라도 내가 수고로이 지은 농산물을 손에 들려 보낸다. 내 맘보다도 더 많은 양을..... 이러는 며느리를 어머님은 손이 크다고 나무라시곤 하였지만 나의 베품이 언젠가는 내가 아닌 나의 자식이나 혼자 계시는 친정어머니께로 돌아가길 원하였는데 바로 나에게로 돌아온것이다.
이 삶의 순환과정을 혼자 틀어쥐고 사는 사람들은 모른다. 2004년 나에게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에게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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