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은 흐르는 물처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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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게 무었인지 제사에 참석도 못하고 이렇게 오빠의 옛날을 더듬어 보는 못난 동생이 되었다.
나에게는 사촌인 우리오빠 한동네에 살면서 참 우리들에게는 든든한 버팀목과 같은 오빠였다. 초등학교시절 작은댁에 놀러가면 오빠의 친구들이 만화를 가지고와서 오빠 방에 뒹굴면서 보고 있으면 나도 거기에 끼여서 오빠들과 만화를 보았던 기억... 중학생이 되어서는 그나마 오빠는 볼 수있었지만 사춘기의 소녀가되어 감히 오빠 친구들 옆에는 가지는 못했지만 오빠는 문학책을 많이 보여주었다. 한국단편문학집에 수록된 감자, 배따라기,소나기,화수분등... 그리고 여학생이라면 이정도는 필독하여 두어야된다면서 세계문학서까지 나에게 읽히게 했던 우리오빠는 팔방미남이었다.
공부는 항상 전교 일등(중학교 고등학교에서는 변동이 있었음)시,서예,그림,운동 못하는것이 없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이 동생의 우상이었다. 고등학교시절 남고와 여고를 담 하나 사이에 두고 있어서 공부보다 더 남학생들에게 마음이가는 사춘기 소녀들 속에서 난 오빠의 인기를 실감하고도 남았다. 재단이 같다보니 여고선생님이 남고에 가서 수업을 하고 오시곤 하였는데 그 여선생님이 들려주는 오빠의 칭찬이란... 그때는 그 소리가 동생의 마음을 뿌듯하게 하였지만 지금 불혹의 이 나이에 오빠를 생각하니 아리움의 소리입니다.
내가 재영이를 낳아 업고 나가면 '고놈 참 잘 생겼다" 라며 사람들이 말을 한다고 어머님께 이야기를 하면 어머님을 항상 그러셨다. "사람들 입질에 오르내리면 좋을게 없다" 라시며 아이들 단속 잘하라고 일러시곤 하셨다. 그 때는 어머님의 말씀을 이해 못하였는데 오빠가 가고 난 뒤 나는 우리오빠도 너무 사람들 입질에 오르내리어 일찍 갔나..라는 별 희한한 생각도 다 든다.
그렇게 정 많고 잘생긴 우리 오빠의 주위에는 항상 여자 들이 많았다. 너무나 많은 재능을 가진 오빠었지만 여우들인 여자를 제대로 관리할 능력만큼은 우리 오빠에게는 없었을까? 나는 지금도 그렇게 멋진 오빠가 허무하게 가버린게 너무나 안타깝다. 그 많은 재능을 제대로 이 세상에 펼쳐보지도 못하고 가버린 오빠를 원망도 해보았다. 그리고 오빠의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있게 작은댁이 부자였었더라면하고도...
오빠는 육군사관학교를 가고 싶어했다.(그때는 육군사관학교가 인기 짱인 시절) 육사를 지원하여 미역국을 먹었다면서 하는 우리 오빠의 말이 지금도 귀에 쟁쟁하다. "오빠가 육사를 떨어졌다 말이가?"라는 나의 물음에 오빠는 이렇게 말했다. "모두다 합격인데 치아가 앞니가 조금 벌어졌다고 미역국을 주네.."라고 그래서 나는 지금도 그 멋진 오빠를 떨어뜨린 육군사관학교니 얼마나 멋진 남자들이 육군사관학교를 가는지를 안다.(나의 기준은 육사를 나왔다면 모두 멋진 남자라고 생각함)
그렇게 육사를 떨어지고 대학도 오빠가 계속해온 운동때문이었는지 나의 생각과 다른 체육학을 전공하고 나는 오빠가 시인이나 화가가 될거라고 어릴때 믿어었는데... 그리고 순탄치않은 결혼생활.....이혼 그렇게 멋진 생을 살거라고 오빠를 바라보아오던 동생의 마음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걸어가는 오빠를 나는 외면하였다.
그리고 들려온 오빠의 죽음 41세라는 많지도 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오빠를 보내면서 나는 통곡하였다. 오빠의 허한 마음을 이해하여 주지 못하고 영영 오빠와 그렇게 헤어진데대한 나의 아픈마음 때문에 더더욱 서러웠다. 비록 사촌간이었지만 같이 학교를 다닌 세대차이나지않는 오빠와 여동생이라는 이 어울림때문에...
오늘처럼 이렇게 비오는 날 잿빛하늘과 내리는 비를 보면서 너무나 허무하게 가버린 오빠가 밉고 보고싶어 못난동생은 눈물이 납니다. 오빠의 어깨에 짓눌린 그 짐들을 지금 이제사 이해하는 못난동생이 오빠가 가기 1년전에 경남의 대표로 참가하여 당당히 우승을 거머쥔 오빠의 멋진 모습을 영원히 간직하고자 이 글을 남겨둔다.
오빠! 하늘 나라에서는 오빠의 그 멋진 모습을 맘껏 펼칠 수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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