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렇게 시골에서 농사 지으면서 살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해보지 않은 일이다.
그렇지만 여기에 들어와 농사를 지으면서 인생이란 내가 생각한것처럼 흐르는것이 아님을 알았다.
어떨 땐 이러한 내 모습이 전생에 업이라고도 믿었다.
내가 맏이도 아니고 딱히 어른들과 같이 살면서 마음 아파하는것도 전생에 내가 어머님께 못할 일을 하여 이렿게 그 갚음을 하느라고 이러리라 생각하였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
그래서 여기에 적응해 가면서 마음을 비우리라 생각하였다.
지금 현재의 내 모습이 모두가 아니라 언젠가는 나의 이 갚음으로 내 후대의 자손들이 편안하다면 나는 기꺼이 이어려움을 감내하리라고....
내가 다니는 절에 스님이 그렇게 말씀하였다.
지금의 이 고통과 번민은 단지 현재에 머물뿐이지만 내가 행한 아름다운 마음은 후손에게서 영글어 열매를 맺는다고....
그래서 나는 가감히 도시생활에서의 편안함을 버리고 햇빛을 그대러 받아들이면서 들에서 집에서 부지런히 일하러한다.
처음 여기에 와서는 막막함이었지만 이렇게 온라인상으로 만난 친구들의 격려에 힘입어 도시의 네온사인보다 여기의 하늘과 푸른 들판이 나에게 더 나은 무언가를 줄것이라고...
우리 부부는 많은 농사는 아니지만 우리 두 사람 땀이 흠뻑 날 만큼의 농사를 짓고 있다.
이제 우리 700평의 가지 밭에는 가지가 시들어 가고있다.
한 여름의 뙤얕볕에서 우리의 가계를 살 찌우게한 가지의 노고에 감사한다.
그리고 내년을 기다리는 양파가 잘 되어 또 우리를 기쁘게 하면 그게 행복이라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