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 1 조카 녀석... 초딩 녀석들과는 대화가 되지 않는다면서 이제 제법 어른 행세를 하려드는 녀석에게... 드디어 여자 친구가 생겼다. 이 충격적인 "천기누설"을 알고 있는 사람은 세상에서 본인들을 제외한 단 2명이라는데, 난 그 2명안에 들어가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올 여름... 캐나다로 유학을 보내려는 우리 누나이자 녀석의 엄마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 녀석은 주어진 사랑앞에 꽤나 속 썩이고 있었던 것인지, 아파트 복도로 나를 불어내어 묻지도 않은, 고백을 술술 시작했다. 동갑내기, 학원에서 만난 여학생... 무슨 커다란 국가 비밀이라도 되는 것인지, 주머니안 지갑속의 사진을 보여주며 내 눈치를 살핀다. 녀석은 "우와~ 너 여자친구 이쁘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던걸까?
핸드폰이 있는 여자친구, 핸드폰이 없는 녀석.. 녀석은 구걸하듯 내 핸드폰을 빌려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아뿔싸.. 친구가 받지 않더군. 일그러지는 녀석의 표정을 보는 순간... 난 크게 소리내어 웃어버릴 뻔 했다. "삼촌.. 문자 보내도 되지?" 내 대답을 듣지도 않고 녀석은 아직 자그마한 손으로 액정을 가린 채... 문자를 보냈다.
모두가 집으로 돌아간 후, 수신된 문자 알림 소리에 핸드폰을 열어보니 수신된 메세지... "짜증나 이떠" ... 이게 왠 귀여니 버전일까 했더만.. 이게 녀석의 여친이다. 호기심으로 발신함을 열어 녀석이 보낸 문자를 확인해 보니 ' 야! 너 모해?' 오호라.. 이 사내같은 터푸한 마초스런 문장.. 짜식... 요놈 이거 갈수록 귀엽네.
핸드폰을 바꾼 후에.. 처음으로 조카 여친이 보낸 "짜증나 이떠"라는 문자 메시지, 문장 보관함에 밀어 넣으며.. 녀석을 생각한다. 사랑은... 누구에게나 힘든 법이구나. 녀석도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지금 녀석이 느끼는 그 작은 설레임들이 언젠가 또다른 아픔이 될 수 있다는 걸. 녀석은 그런 거... 모르고 살았으면 싶은데... 그게 또 맘대로는 안되나보다. 누나도 매형도 모르는... 녀석에게 찾아온 은밀한 작은 설레임...
이 녀석아!!! 내가 까까머리 중학생 때.. 어떤 여학생이 집으로 보내온 편지 몇 통 때문에, 극성스런 니네 엄마에게 삼 년 이상은 놀림을 당했고, 어른이 되어서는 집으로 놀러온 내 여자친구에게... 딴 여자 이름을 불러 얼마나 내가 당황했고, 그후로 그 여자와 싸울 때마다, 그 여자 이름을 들먹여 내가 식은 땀을 흘렸는지 알어? 넌 딱 걸렸어 임마.
여자친구에게 보낼 수 있는... 최신 효리 누나 노래 나오는 이쁜.. 아니 멋진... 세상에 하나 뿐인 Email 만들어 줄께. 여자 친구에게 꼭 써 먹어 (^^v) 군대 제대한 이후.. 간만에 연애 편지 대신 쓰는 이 기분... 이게 미끼야 임마. 너도 3년간 당해봐. 너의 애정행각을 난 CD로 구워놓을거야 ε( ˘ -˘ )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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