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
기본 주제방 2003/12/09 09:58   http://blog.azoomma.com/badasalang/108738

내겐 아주 소중한 편지 뭉치가 있다

고교 선배와 주고 받은  편지

물론 내가 보낸것은 선배가 가지고 있겠지...

 

여행을 좋아하고 글쓰기를 좋아하던 선배는

'여긴 춘천이야'

"자산공원에서 일출을 보고 왔어'

늘 새로운곳의 즐거운 소식을 내게 전해 주었다

 

'지금 이리 역이예요'

나도 낯선곳에 가면  선배가 생각났고

 가지고 다니는 엽서 한쪽에

그곳의 풍경을 담아 선배에게 보내곤 했다

 

지금은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한번 만나고 싶어요'

라는 수줍은 글씨가 정성스레 쓰여졌던

그때 그 남학생의 편지도 있었고

 

 

 

오늘 내 아이는 편지를 쓰지 않는다

밥먹을때나 티비를 볼때나

손에는 휴대폰이 들려져 있고

아이는 내가 미처 해독하지 못하는

자기들의 언어로 대화를 하고 마음을 주고 받는다

 

그마음은

흐르는 물처럼  한시도 머물지 않고

'용량이 부족하니 사서함을 비우라'는

매정한 기계음에 사라져 버린다

 

아직은 모르겠지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들면서

현실이 각박해져

시퍼런 강물에 몸이라도 담고 싶어질때

내 허리를 잡아주는것은

낙엽보다도 가벼운 엽서 한장이며

수줍게 던져  놓고 가던 선한 눈빛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