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이들 학교 보내고 나랑 남편 둘이 남았다
이대로 두면 하루 종일 방콕할 분위기라
어제 처음 가본 산엘 오르자고 제안했다
근데 남편은 별로인지'시쿤둥'
그래도 꺼낸 얘기니 가자고 부추켜서 집을 나서는데
꼭 부부쌈 하러가는 분위기다
'에구 미쳤지 혼자 가면 훨 좋을껄...................후회막급이다
그때 핸펀이 띠리링
딸아이가 학교 준비물이 하나
빠졌다며 징징징
다시 집으로 들어가 학교에 갔다주고
길을 나서는데
남편이 한마디 한다
"애들 준비물좀 제대로 챙겨보내'
머리에서 연기가 올라온다
유치원생도 아니고
즈그들이 알아서 해야지
그게 왜 내탓이냐?(큰소리 치고 싶었지만 참았다 ^^;;;;;;;;;;)
기분 잡쳤다
"오늘 가지말고 기냥 집에 가요'
남편이 내말을 씹고(요즘 애들 표현....무시한다)
혼자 앞에서 걷는다
'그래~~혼자 가라
나도 남편 냅두고 집으로 왔다
반갑다 꼬리치는 강지들에게 소리 버럭지르고
청소기를 확~~~~~~~~~~~~~~~돌리고
걸레를 빨아다 바닥이 뭉개져라 문지르면서
'두번 다시 같이 뭔일을 하면 내가 성을 간다 갈어'
청소 끝내고 커피한잔 마시면서
월욜날 기분 좋게 혼자 가리라 다짐하면서
잠깐 졸고 있는 사이
남편이 왔다
샤워를 끝낸 남편이 하는말
"그산에 가려면 등산화하고 지팡이 가져가'
좀 힘들더라'
그한마디에 여지껏 갈았던 칼날 다시 내려놓고
"안그래도 하나 장만할거야'
우째 이리 속이 없을까나
성을 간다고 벼르던게 2시간도 안됐건만
등산화 한마디에 봄눈 녹듯 '사르르르'
그래 이렇게 밸 없이 살았으니 여지껏 살았지
안그랬으면 벌써 쫑파티 했을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