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에게도 이쁜 꿈이 있었습니다.
문학소녀를 꿈꾸던 그시절...
늘 손엔 책 한권이 들려 있었습니다.
고등학교때 도서부 활동을 하면서...
서고 한 모퉁이에 쪼그리고 앉아 섹스피어에 푸~욱 빠져 있었습니다.
무슨 내용인지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늘 섹스피어의 작품만 찾아 읽던 그 시절...
그후... 풋사랑을 앓던 스무살 시절엔 시를 읽었습니다.
김미선님의 편지 닳도록 옆구리에 끼고 다니며 외우며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보냈지요.
그후 저는 우연히 공지영님과 신경숙님의 글을 읽으며...
글을 이렇게 아름답게 적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신경숙님... 공지영님의 글귀는 네 가슴을 적셔 버렸씁니다.
그후...
보수동 책방 골목을 다니며 어렵게 구한 공지영님의 소설책...
신경숙님의 소설책...
즐겨 읽던 책들이었죠.
내 책꽂이엔 김미선 님의 시집과 공지영님의 소설책, 신경숙님의 소설책이 가득 했는데...
이젠 몇권 남지 않았습니다.
몇해전 친정 어머님 암수술 하실때 병원에서 어머님께서 읽으시다 두고 오셨다지요.
잃어버린 책들은 잊혀져 갔지만...
가끔... 아주 가끔...
오늘처럼 가을밤엔...
그리운 글귀하나 읽고 싶어집니다.
예전에 책을 즐겨 읽던 문학 소녀는 어디 간데 없고,
매마른 가슴과 거친 입을 가진 서른살이 되어 버렸네요.
가끔은 꿈을 꿉니다.
창이 넓은 까페에서 향긋한 커피 한잔에 책을 읽고 있는 아름다운 내 모습을...
오늘부터라도...
책을 가까이해야겠습니다.
오늘 제 손엔... " 신경숙님의 기차는 7시에 떠나네..."가 들려 있습니다.
예전엔 너무 재미 있어 단숨에 다 읽어 버린 그 책이...
이 책을 읽고 오랫동안 잠 못 이루었는데...
다시 그 감정을 느낄 수 있을련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