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배운걸 잘 지키는 모습을 바라 보면서 나는 어른인 내가 부끄러웠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내 아들이 엄마를 깜짝 깜짝 놀라게 만든다.
외출을 하다 횡단보도 앞에서 파란불이 바뀌길 기다리고 있었다.
동화책에서도 읽었고, 어린이집에서도 배웠다.
사람들은 파란 불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 왼쪽, 오른쪽을 살펴 보며 한손을 들고 건너야 한다는 걸...
아들은 어린이집에서... 동화책속에서 삶을 살아가는 방법, 지혜를 배운다.
“ 엄마! ”
“ 왜?”
“ 빨간불일땐 차만 건너 가야되요. 사람들은 파란불일때 건너 가고요.”
“ 그럼... 빨간불일때 건너가면 위험하잖아. 자동차랑 꽝 부딪히면 아~야... 병원에 가야 될지도 몰라?”
“ 그럼 큰일 나죠? 우린 파란불일때 건너가요.”
엄마 손을 꼭 잡고 있는데... 빨간불이 깜빡 깜빡 거리는데 젊은 아가씨가 뭐가 급한지 파란불이 채 되기도 전에 횡단보도를 건넌다.
아니 좀더 정확히 말해 달려 오는 차들을 피해 가며 종횡무진... 돌격 앞으로 ! “
아가들이 보고 있는데도 부끄럽지 않은지 횡단보도를 건너간다.
“ 아줌마... ”
아들 건희가 아가씨를 부른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아가씨는 못 들었는지 그냥 계속 차를 피해 건너 가는데 아들이 더 큰 소리로 부른다.
“ 아줌마! 빨간 불일때 건너가면 어떻해요. 빨간 불인데...”
화끈... 울긋 불긋 아가씨의 볼에 노을이 번진다.
“ 사람들은 파란불일때 건너가야죠. 빨간 불일때 건너가면 위험하잖아요. 그러다 자동차랑 박치기 하면 어떻해요. 그럼 병원에 가서 커다란 주사 맞아야할지도 몰라요.”
아가씨는 민망한듯 얼른 횡단보도를 건너 사라진다.
하지만 아들은 계속 외친다. “ 다음부턴 파란불일때 건너가세요.”
옆에 할아버지가 묻는다. “ 꼬마야 이름이 뭐니? ”
“ 류건희요.”
“ 몇 살이지?”
“ 4살입니다.”
“ 고놈... 참 이쁜놈... 똑소리 나네. 아가 네가 맞는 말 했다. 어른보다 낮네.”
아들 건희는 칭찬 한번에 어깨 으쓱 거리며 파란불이 바뀔때까지 기다린다.
4살된 아들의 입에서 나온 말인데도 아직 믿어지지 않는다. 정말 4살이 맞는지... 가끔씩 엄마를 놀라게 하는 재주! 아름다운 재주를 가졌다.
아들이 말한 말이 결코 틀린 말이 아닌데 그래도 아가씨에게 미안한 마음이 드는건 무엇때문인지...
하지만 어른이 잘못된 행동 하나가 내 아이의 눈에도 어떤 모습을 비칠련지...
횡단보도 앞에서 나는 반성해본다. 살아 오면서 나는 아들 앞에 부끄러운적이 없었는지...?
질서는 지킬때 아름다운것이다.
아들이 배운대로... 우리가 알고 있으면서도 무관심속에 지켜지지 못한 많은 것들을 반성하며 내 아들 엉덩이를 토닥 토닥...
“ 그래... 건희가 잘했어. 건희말이 옳다. 파란불일때 건너 가야지?”
“ 엄마랑 건희 약속하나만 할까? 우리 앞으로 질서를 잘 지키기로...?”
“ 네... 그런데 질서가 뭐예요.?”
“ 응... 질서는 사람들이 정해 놓은 약속이란다. 파란불일때는 사람들만 건너가고, 빨간불일때는 자동차거 건너가는 것처럼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약속이지?”
“ 건희는 약속 잘 지키는 사람 될꺼야... 아자!”
아들이 환하게 웃는다. 파란불이 바뀌었다. 아들과 함께 나도 손을 들고 주위를 살펴 보며 건넜다. 오늘은 아들한테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