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가 졌습니다.
기본 주제방 2004/07/04 19:41   http://blog.azoomma.com/bada3599/141855

비가 많이 내리네요. 태풍의 영향으로 오랜만에 빗소리를 실큰 들었더랬습니다.

블로그 언니들 비피해는 없으신지....

향기는 오랜만에 톡톡... 떨어지는 빗방울을 실큰 감상하며 커피 한잔 마셨습니다.

 

요즘 들어 컴퓨터를 많이 하는 아들 녀석을 보며 걱정반... 한순반...

" 문디 짜슥... 4살밖에 안된 놈이 컴퓨터에 푸~욱 빠져 버렸네. 우짬 좋노? "

여기서 문디 짜슥...이란 표현에 블로그 아주메들 놀라실줄 압니다/

이말에 경상도 사투리로 친근한 사람들한테 자주 쓰는 용어입니다.

문디 가스내... 문디 짜슥... 좋아하는 표현의 억샌 발음이지요.

우짬 좋노?란 표현은 어쩌면 좋노?... 다들 알아 들으셨다구요.

 

무역회사에 다니면서 몸이 피곤하다는 이유로 아들을 심심하게 만든 엄마의 죄이지요.

전에는 책읽는 여자... 밤마다 동화책 읽어주며... 장난감도 함께 만들고.... 아들이랑 알콩달콩 이쁘게 살았더랬는데 요즘은 많이 귀찮아져서... 제 몸이 피곤해서 아들을 너무 무방비하게 내 버려두었던것 같아요.

 

아들 녀석 엄마가 지쳐 있는 동안 컴퓨터랑 친구가 되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컴퓨터만 하더라구요.

" 문디... 그만 못하나? "

" 엄마 시러... 컴퓨터 더 할꺼야... "

아들과의 한판 전쟁이 시작 되었습니다.

 

컴퓨터랑 텔레비젼 앞에만 앉으면 눈이 나빠지는 줄도 모르고... 시간 관념을 잊어 버리는 아들에게 화를 냅니다.

" 이놈의 짜슥이... 컴퓨터 그만해랑..."

" 시러... 엄마 시러..."

 

그러다 향기가 한가지 꾀를 냈습니다. " 건희야 컴퓨터 많이 하면 눈이 아야한단 말이야."

" 눈이 아야하면 아빠처럼 커다란 안경 써야해... 그럼 눈이 빙글 빙글 돌아 가거든... 안경 쓰면 친구들이 건희 못난이라 놀린다... 그래도 좋아."

" 응... 건희는 안경 쓰는 거 멋 있어? "

캐오패.... 엄마가 졌습니다.

" 그럼 병원에 가서 무서운 의사 선생님이 눈에 진찰을 받아야 해... 그럼 못생긴 간호사 이모가 커다란 주사기로 눈에 주사 줄지도 모르는데... 건희 주사 맞을 수 있겠어."

" 응... 건희는 씩씩한 남자니까..."

졌다.... 하지만 한마디 더 했죠. "  컴퓨터랑 텔레비젼 많이 보면 눈이 침침해 지고 앞이 안 보이는데... 깜깜한 밤처럼 눈이 아야해서 엄마 얼굴도 못 보고, 아가 얼굴도 못보고... 그럼 좋아? "

심각하게 고민하는 아들의 표정... 드디어 이겼다.... 생각 했는데...

아들의 명쾌한 한마디 " 그럼... 눈이 아야한단 말이야..."

" 그럼... 눈이 아야하지? "

" 엄마 그럼 데일밴드 붙히면 되지? "

다음엔 눈에 데일밴드를 붙혀봐야겠습니다. 그럼 아들의 반응이 어떨까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