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주 주말에 아이들 데리고 부부동반 계모임에 다녀 왔습니다.
신랑 중학교때 친구들이 결혼하고도 계속 부부동반 계모임을 한달에 한번 해서 모이는데 참 좋더라구요.
아이들도 함께 어울리니까 좋고, 저도 신랑 친구 와이프랑 이야기 하는 것도 좋고....
부산 영도 청학동에서 모여 태종대에 갔더랬어요. 영도 가니까
줄리엣 언니 생각 잠깐 나데요.
태종대 입구에 있는 돼지갈비집에 들어 갔더랬습니다. 향기 삐졌습니다.
왜냐구요. 울 서방님 때문에요.
이유인즉 아침, 점심 다 챙겨 먹은 울 서방님 돼지갈비집에 갔더니
재희 보다 어린 신랑 친구 아가 때문에 신랑 친구랑 친구 와이프 고기 못 먹을까봐
고기 구워 주더군요. 구워 주면서 야금 야금 잘도 먹더군요.
고기 구워서 신랑 친구랑 친구 와이프 접시에 담아 주기까지 하더군요.
그때 향기 뭐하고 있었는줄 압니까?
13개월 된 딸내미 재희 식당에서 이리 저리 종행무진 돌격 앞으로
아장 아장 걸어다니는거 행여나 다칠세라 쫓아 다녔습니다.
참고로 저는 고기 먹으러 간다고 해서 아침, 점심 다 굶었더랬습니다.
그걸 울 서방님도 알고 있었죠. 그런데 울 왠수 같은 서방님께서는
제 접시에는 고기 한점 올려 주지 않고는 친구랑 친구 와이프 아기 본다고
고기 못 먹을까봐 다 챙겨 주는 모습을 보니까 즈게 울 서방님 맞어? 싶더라니까요.
화가 났지만 참았습니다. 좋은 자리니까...
울 아들 건희 울 신랑 친구 옆에 앉아서 고기를 잘도 먹더군요.
혼자서 3-4인분은 먹었다니까요. 그래서인지 신랑 친구들이랑 와이프가 놀리더군요.
" 현숙씨 고기 안 싸주는겨. 한 몇일 굶은 애 같네..." 농담인줄 아는데
신경이 쪼메 쓰이네요. 울 아들내미 엄마를 망신시켜고 있네...
망신줘도 좋다. 많이 먹그래이. 많이 먹고 튼튼하게만 자라다오.
근디 내가 울 서방님이라면 마누라한테 미안해서라도 쌈 한번 싸 줄련만...
쌈은 커녕 자기는 냉면까지 시켜 먹더라니까요.
그리고 배 터지게 먹고 나서 재희 본다는 거 있죠.
그래서 저 소주 못 마시는데 신랑 친구랑 주거니... 받거니... 마셨습니다.
그랬더니 울 서방님 한마디 하데요. " 요즘 내보다 더 잘마신다.... "
와 열받어... 소주가 달짝지건한데 잘도 넘어가데요. 저는 고기 몇점 못 먹었는디....
비빔냉면 한그릇 먹고... 밥 한공기 시켰더니...
" 뭐그리 많이 먹노... 배 나온다..." 와... 열받어... 뚜껑 열리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또 소주 한잔 마셨죠. 하지만 울 서방님한테 화풀이 안했습니다.
미웠지만 한번 봐 주기로 했습니다. 미워도 다시한번...
태종대 바닷바람 한번 씌니까 미운 마음도 바람에 후~ 날려 가데요.
영도 사는 신랑 친구 집에서 공짜로 울 신랑 이발하고,
신랑 와이프가 미용실 하거든요. 수박 얻어 먹고 집에 돌아 왔습니다.
근디 잠자리에 누우니까 바람에 날려 보낸 미운 마음이 우리집에 도착해 있데요.
자꾸만 미워 지는 신랑 베게로 한대 패 버렸으면 좋으련만....
돼지고기 실큰 먹고 싶었는데 입맛만 배려 놓았네요.
저도 돼지고기 무지하게 좋아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