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는 귀가 얇다.
기본 주제방 2004/06/29 22:04   http://blog.azoomma.com/bada3599/140833

아~ 기운이 없다.   맥이 풀린다. 무엇 때문에 일을 시작했는지 회의가 든다.

난 실수투성이... 꼼꼼하지 못하다고 사장님한테 한소리 들었다.

점점... 일하는 업무량은 늘어가고, 영어가 약한 나는 늘 헤멘다.

영문으로 이메일 작성 하는것도 무척 힘이 든다.

사장님이 써 주신 원고를 보면 도통 무슨 말인지... 사전을 찾아 봐도 없는 글자가 많다.

아~ 괴롭다. 이메일 하나 보내는데 1시간이 넘게 걸리고.... 오타 확인 한다고 30분이 넘게 걸리고...

왜 이렇게 무딘지... 결국 나는 오늘도 아이들 데리고 사무실에서 늦게까정 일한다.

괜시리 아이들에게 화를 내는 나자신이 밉다.

건희는 배 고프다고 울고.... 재희는 등에 업혀서 운다.

슬프다. 나는 왜 아이들 울리면서까지 일을 해야 하는가?

일을 시작할때 정말 너무 쉬운 결정을 내렸다.  시누가 이메일 작성해주고 집안일 하다가 와서 일하면 된다고 ... 그래서 무턱대고 영어에 영자도 모르는 내가 무역회사에 취업했다.

맨날 집에 돌아오면 영어 사전과 영어 번역 사이트를 오가며 공부를 해도 잘 모르겠다.

내가 머리가 나빠서 그럴까? 

점...점 자신이 없어진다.  아이들에게도 미안하고...

 

아이들 지금 한참 엄마 손이 필요할 나이인데 내가 괜시리 일을 시작해 아이들도 힘들고 나도 힘든건 아닌가?

집안일과 회사일을 병행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어제는 길거리에서 대성통곡을 했다. 사장님에게 심하게 야단 맞은 것도 있지만 내 자신이 너무 초라 해 보여서... 가난한 내가 미워서...    친정 엄마 목소리가 그리워서... 삶이 서글퍼서 길거리에서 아이처럼 큰소리로 흐느껴 울었다.

집에 들어와서 베게를 끌어 안고 울었다. 밤새 울다가 아침엔 결국 남편 아침밥도 굶겼다.

얼마전에 불교방송을 사무실에서 했다.

사장님께 양의를 구했는데 사장님이 싫어 하셨다. 회사에 민폐 끼치는 일은 하지 말라고 하셨다.  맞는 말인데 슬프다.

나는 방송 리포터 하는게 참 좋은데... 글 쓰는게 참 행복한데... 불교 방송을 포기하기 싫은데... 어쩌나 고민이 된다.

사실 마음 같아선 회사를 그만 두고 싶은 마음 하루에도 열두번 이상 더 든다.

내가 해야 할일이 아닌것 같다는 생각....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을 신을 것처럼...

일을 하면 할수록 점 점 가슴이 답답하고 힘이 든다. 

남편 회사가 어렵지만 않았다면... 월급이 채불 되지 않았다면 나는 아이들과 행복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지금 불행하다. 일을 시작해서 몸도 마음도... 점점 지쳐만 간다.

아이들도 병원에 다니는걸 보면 안쓰럽고, 13개월된 작은애을 놀이방에 보내는 것도 마음에 무겁다.  여유로운 생활을 꿈꿨다.   먹고 싶은거 마음대로 사먹고, 아이들에게 이쁜 옷 사주고, 영화 보고 싶을때 영화 보고, 가끔은 여행도 가고... 그런 삶을 꿈꿨다.

 

하지만 나는 가난하다. 그래서 공짜라면 눈이 벌겋다. 초록 주유소 이벤트 1등하면 10만원짜리 주유 상품권 준다고 해서 눈에 불을 켜고 열심히 했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을것 같다. 나보다 더 잘한 사람이 많으니까... 그걸 왜 이제 알았는가?  내 주재도 모르고 블로그 도배만 하다 보니 그동안 친했던 언니들과도 거리감이 생겼다.

햄스빌 이벤트도, 서울치즈 이벤트에도 열심히 참여했다. 햄스빌 세트 한번 타 보겠다고, 그래서 없는 살림에 햄스빌로 반찬 걱정 안하고 살겠다고 기를 쓰는 내 모습이 불쌍하고

가엾다. 왜 이렇게 불쌍한 사람이 되었는가?

 

진짜 소중한것을 잊고 있었으니...

아이들과 마음껏 놀아 주지도 못하고... 좋은 언니들과의 인연도 서먹해지고...

나는 참 바보다.

 

삶이 가난하면 마음이라도 부자면 좋으련만...  마음까지도 내스스로 가난하게 만들지 않았는가?

지금 반성하면 너무 늦었을까?

처음 블로그를 만들고 언니들의 꼬리말에 좋아서 블로그에 매일 들어오던 그때...

감자언니랑 여름바다 언니랑 세번다 언니 만났을때 언니들이 그랬다. 광고가 지나쳐 우먼 브로그가 망가질것 같다고... 왜 그때 몰랐을까?  언니들 말 들었다면 내 소중한 블로그의 좋은 인연을 헛되게 만들지는 않았을텐데...

 

잠깐 향기가 미쳤었나보다.

공짜 좋아하다가....  하지만 그래도 향기는 공짜가 좋다. 큭큭큭...

 

이젠 이벤트 보다는 내 삶을 노래하는 시인이 되어야겠다.

 

이벤 글로 도배를 해야지... 향기의 행복한 삶을 노래 해야지...

울아가들 재롱을 기록하고, 우리 아가들 한번 더 안아 줘야지...

 

내 귀가 얇은가보다.   오늘 반성 했으니 내일부터 아름다운 향기동상으로 돌아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