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에 허덕이는 날에...
기본 주제방 2004/06/21 22:35   http://blog.azoomma.com/bada3599/138351

쌀이 떨어졌습니다. 기저귀가 떨어졌습니다.

어제 홈플러스에 다녀 왔습니다. 예전 같으면 이것 저것 과소비를 했을텐데...

이번엔 꼭 필요한것만 샀는데도 15만원이나 카드를 긇었습니다.

분유 3통, 기저귀 한박스 100개, 쌀 20kg, 우유, 쥬스, 치즈 ...

카드 사용을 자제 하는데도 뭐 산것도 없는데 15만원이나 되니 마음이 찹찹합니다.

 

오늘은 소아과에 가지 못했습니다.

눈물이 났습니다.  아껴 쓰지 않은 것도 아니고, 과소비 하며 살지도 않았는데...

왜 나만 가난 해야 하는지... 슬퍼서 너무 슬퍼서 눈물이 났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그러더군요. 왜 지난주에 병원에 오지 않았냐고?

바빠서 못 왔다는 핑계를 했지만 사실은 돈이 없어서 그냥 종합 감기약 먹이며 병원 가는걸 자제 했더랬습니다.

 

제가 일을 시작하면서 아이들이 자주 아픈것만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하지만 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고 보니 미안한 마음도 접어야겠지요.

중이염에 걸린 재희는 많이 괜찮아졌는데 큰애가 기관지가 약해서 밤에 잘때 마른기침을 많이 하더군요. 토요일날 병원에 갔더니 월요일부터 오지 말라고 할때까지 계속 와서 치료를 받으라더군요.  아기 천식 되면 큰일 난다면서...

저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의사 선생님의 당부 말씀에도 불구하고 병원에 가지 못했습니다. 주머니에 돈 만원도 없는데 .... 눈물을 머금었지요.

 

남편 월급으로 매달 힘들게 살아 왔는데... 그동안 모아둔 돈은 없습니다. 왜 저축 하지 못했을까 자책 해 보지만 모을 수가 없었지요.  아픈 사람이 많았고, 조금 모았다 싶으면 아파서 깨 먹고... 그러다 지난달엔 결혼할때 받은 폐물까지 팔면서 참 많이 울었더랬습니다.

 

하늘이 원망스럽기도 하고...  여유롭지 못한 내 생활이 울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더 못 견디겠는건 병원비가 없을때...  병원비 6천원, 약값 1,500원을 카드로 긁을수도 없고...

 

미칠것만 같았습니다.

 

오늘 큰애가 미술학원에 갔다 오면서 만원짜리 종이지폐를 하나 들고 왔습니다.

그걸 내밀며 엄마 우리 이걸로 빵 사러 가요.

종이 지폐, 가짜 돈을 가지고 빵집에 빵을 사러 가자고 하니 더 울고 싶더만요.

아들이 먹고 싶다는데...  저번엔 통닭이 나를 울리더니... 오늘은 가짜 지폐가 나를 울리네요.

 

적어도 아이들 앞에서만은 울면 안되는데... 억지로 울음을 삼켰습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으렵니다.  어려운 날 있으면 쨍하고 해뜰 날 오겠지요.

 

요즘 우리 집 밥상은 다이어트를 합니다. 시장에 갈 돈이 없으니까...

냉장고에 있는 걸로 해결합니다.  친정 엄마가 가져다 주신 풋고추,

신랑 사무실 청소부 아줌마가 주신 상추랑 쑷갓!  냉동실에 얼려 놓은 생선들 ( 친정엄마가 줌)

계란 한판 사서 찜 해 먹고, 후라이 해 먹고... 

 

아~  내가 왜이리 청승을 떠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디 높은 산에 가서 마음속에 있는 우울하고  가난에 허덕이는 내 마음을 털어 버리고만 싶어지는 저녁이네요.

 

그래도 저녁밥 맛 있게 먹었으니까 그걸로 힘 내야지요.

 

몇일만 있음 남편 월급이 조금 나온다고 하니까... 저도 요번주에 첫월급을 탈것만 같습니다. 조금의 여유는 생기겠지요.

월급 탈 날을 기다리며...      가난에 허덕이는 바다향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