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해서 좋은 것...
기본 주제방 2004/05/12 09:27   http://blog.azoomma.com/bada3599/128770

남편의 월급이 채불이 되었다.

남편이 다니던 회사가 법정관리 신청을 해 놓았다고 한다.

당분간 월급이 나오지 않을지도 모른단다.

남편은 나에게 그런 아픔을 말하지 않았다.

혼자서 감당하려고... 그 마음을 생각하면 슬픔이 밀려온다.

 

시누이가 전화를 했다.

월급날인데... 오빠 월급이 채불 되어서 카드값 46만원만 빌려 달라고 했다고...

그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어지로운게....

향기의 눈엔 눈망울이 고였다.

어쩜 좋아... 어쩜 좋아...

시누가 말했다. 근로복지공단에 채불되면 생활 유지대금을 대출해 준다고...

근로복지공단에 연락을 했더니 2개월이상 채불되는 사람만 해당 사항이 있다고 한다.

 

눈앞이 깜깜해지고... 눈물은 하염없이 쏟아지고...

당장 일주일 뒤면 딸아이 돌잔친데.... 어쩜 좋아...

보험료도 내야하고...

돈 들어갈 곳은 많은데... 월급은 언제 나올지 모른다고...

 

남편에게 전화를 했다. 괜찮다고 이런일 한두번 겪냐고...

보이소 ! 지는 첨인데유.

 

남편은 결혼하기 한달 전에 실직을 했었다.

내 신혼시절은 감당하기 힘들만큼 어려웠다.

경제적 여유도 없었고, 남편 적금 타 놓은걸루 생활하던 그 시절...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어 힘이 되었다.

 

지금도 그렇다.

남편의 말대로 쉽게 월급이 나올지도 모른다.

아님... 어려운 상황이 계속될지도 모른다.

나는 남편을 믿는다. 내 아이들을 사랑한다.

 

벼룩시장... 부산시대... 교차로... 신문을 가져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 찾아봐도

눈앞이 깜깜하다.

길가를 지나가도 한숨이 나오면서도 웃을 수 있는 건 사랑스런 내 아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여유롭게 생활을 했다면 더 많이 행복했을까? .... 아니다. 나는 안다.

지금 내게 주어진 행복이 가장 아름다운 것이라는걸...

 

어제 아쿠르트 아줌마 모집 한다는 전단지를 봤다.

지금 내 머리속에는 전화 번호가 빙글 빙글... 전화를 할까?

남편이 알면 화를 낼지도 모르지만... 마냥 놀 수만은 없다.

이젠 남편의 무거운 어깨의 짐을 덜어 주어야 할텐데....

 

불쌍한 울신랑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 사랑한다 고백도 하고 싶다.

편안한 엄마 품처럼 안아 주고도 싶다.

 

향기는 지금 행복하다. 머리속엔... 가슴속엔 온통 슬픈 소나기가 내리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가족이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