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에 끓여 주시던 어머님표 쑥국 !
기본 주제방 2004/03/19 10:11   http://blog.azoomma.com/bada3599/120832

 


시장에 가면 봄향기가 느껴집니다.

봄나물의 향긋함이 코끝을 스치고, 쑥의 푸르름이 유혹하는데...

주머니는 텅 비어 버렸고...

아쉬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예전에 친정 엄마가 끓여 주시던 쑥국 !

참 좋아 했지요. 참 맛있었어요.

쑥을 보니 친정 어머니 생각에 그리움의 눈물이 핑 !

 

제 마음을 아셨을까요?

저녁에 전화가 오셨네요.

엄마 목소리에 목이 메이는데..

하루종일 쑥 뜯으러 다니셨다네요.

 

시집오고 매년 봄이 되면 친정 어머님께서는 쑥을 뜯으로 아파트 구석 구석을 돌아 다니셨지요. 딸내미랑 아들내미에게 보내려고...

허리 한번 제대로 펴지 못하고 더 많이 쑥을 캐 행복해 하셨다지요.

 " 쑥 많이 캤다. 몇일 있다 갈께. 니 좋아하는 쑥털털이도 해갈끼다.

    넉넉하게 캤으니까 시부모님도 좀 드리고...? "

" 싫다. 내 혼자 다 먹을끼다."

화가 났습니다. 하루종일 아파트 화단에 쪼그리고 앉아 저희 시부모님 잡수실 쑥까지

캐 시느라 고생 하셨을 친정 멈마 생각에 화가 났죠.

작년에도 그랬고, 제작년에도 그랬죠. 시부모님을 위한 어머니의 작은 정성은...

 

한때는...

친정 어머님께서 캐 주신 쑥 새시어머님께 갔다 드리면서 저는 많이 울었었죠.

새시어머님께 우리 딸 미워하지 말라고... 부탁 하시는 것만 같아 마음이 아팠죠.

새시어머님 쑥을 받으면서 또 말씀하시겠죠 "  우리 안 줘도 된다 느그나 많이 먹그라. "

그 슬픈 말에 저는 또  홧병이 재발할지도 모르죠.

 

하지만 이젠 곡해 없이 듣기로 했습니다. 새시어머님 하시는 말씀은 고마운데 미안해서 그렇게 말씀 하시는 것 뿐이라고...

그동안 제 가슴엔 쌓인 무수한 오해와 편견을 하루 아침에 버릴 순 없지만 언젠가

새시어머님을 이해할 날 오겠지요.

 

어쩌던가 시집가서 사랑받고 살라고... 맏며느리로 잘 해라고...

종부로써 열심히 살라 하신 친정 어머님의 말씀 지키며 살고 싶습니다.

죽어도 류씨 귀신이 되그라... 친정 아버지의 말씀처럼 그렇게 살다 가야지요.

 

몇일만 참으면 친정 어머님께서 오신답니다.

억수로 보고잪은데... 엄마 품에 안겨서 어리광도 부리고 싶은데...

마구 마구 설레여집니다.

억수로 보고 잪습니다.

친정 어머님께서 끓여 주실 쑥국 생각에 향기의 입갓엔 그리움과 설레임의 침이 꿀깍 넘어갑니다.

 

오늘따라 햇님이 왜그리 길게만 느껴지는지...

빨리 몇일이 흘러갔으면 참 좋겠습니다.

엄마 오시는 날 엄마 손 꼬옥 잡고 많은 이야기 나누어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