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사시는 집이 많이 낡았다. 원래 지금의 그 집으로 이사를 온 게... 내 기억으론 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도 전인 것 같다. 단칸방에서 살다가... 이사가던 날 아침... 나는 이사짐을 모두 들어내고 장판을 도르르 말던 그 즈음에 눈이 떠서.. 하마터면 장판에 같이 말려 이사짐에 같이 묻혀 갈 뻔했다. 아주아주 어릴 때인데 나는 그 날이 기억난다. 이사한 집은 1층... 밖으로 가게가 있고 안에 살림집이 있는 형태고 수돗가가 중앙에 있고.... 2-3세대쯤 산거 같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살면서 초등학교 몇학년때인가? 5학년 때인가? 그 자리에 집을 새로 지었다. 2층집으로 3층에 옥상이 있는. 그 때는 옥상 가장자리에 예쁜 굴곡이 있는 테두리를 두르는게 유행이었던 거 같다 그 즈음에 지은 집들은 옥상이 다 그렇게 생겼었다. 우리집도 2층집이 되었다. 담임선생님이 가정방문을 오셨는데.... 그 때 기분이 참 괜찮았떤 기억이 난다. 새로 집을 지으면서 중앙 수돗가가 '하늘'이 막혀서 추위는 좀 덜했지만 그래도 엄마는 연탄불에 밥을 짓고, 연탄불에 국을 끓이고 연탄불에 큰 솥을 걸어놓고 겨울이면 그 물로 7식구가 따슨 물을 썼었다. 아빠의 훌륭한 공사 솜씨로 우리는 아주아주 따뜻해서 아랫목이 탈 정도의 뜨끈한 방에서 잠을 잘 수 있었고 엄마의 멋진 요리 솜씨로 우리는 매일매일 따뜻하고 맛있는 밥을 먹었다. 다섯 남매가 그렇게 자라 모두 대학을 나오고 모두 각 자의 자리에서 자기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 그야말로 자식농사는 이만하면 잘 지으셨따.... 스스로 당신들도 말씀하시건만... 지난 해는 부모님 모시고 미국도 다녀오고..... 때마다 여행 보내드리고... 근데 그게 뭐 대수인가.... ... 그 때 그 집이 .. 그러니까 벌써 30년도 훨씬 넘은 그 집이 이제는 너무 낡았다. 내 아들도 "엄마, 외할머니네는 왜 그렇게 낡은집에서 살아?" 라고 말한 적이 있다. 나에게는 언제나 따뜻하고 포근한 '친정'... 그래서 낡았따는 생각도 사실 별로 못했고 지금도 난 항상 따뜻했고 최고라고 생각하고 무심했었는데... 거기 계신 부모님은 낡고 불편한게 한두가지가 아니라는 것을 나는 잘 알아채지 못했었다. 이래서 내리사랑이라고 하는구나..... 부모님 댁은 보일러도 넘 오래되었고, 전기배선도 그렇고.... 너무 낡아서 2층은 더이상 월세를 놓아도 나가질 않는다고 한다. 겨울이면 춥고 여름이면 덥고... 나 살기 바빠.. 너무 몰랐다. 그런데 안다한들.... 부모님 댁을 다시 지으려면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데..... 아직은 그걸 감당할 여력이 안된다. 부모님이라면 어떠셨을까?..... 당신들 드시는 것 줄이고 입을 것 줄이고 뭐든 줄여서 우리를 위해 따뜻한 보금자리를 만들어주셨겠지. 빚을 내서라도 그러셨겠지... 음..... 지금 내 상황이 그럴 수 없음이 참으로 서글프다.. 서글픈 날이다... 방법이 없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