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인터넷 속 또 다른 나의 발견] 재원이랑 재용이랑 엄마랑 아빠랑

나도 어쩔 수 없는 엄마다.

우리 아이가 뭘 하면 그게 그렇게 신기할 수가 없다. 내 아이만 그런 것 같고... 혹 얘가 천재가 아니야?.. 라는 생각을 사실 솔직히 한두번은 해봤다 ㅋㅋ

그런데 천재라기보다는 그냥 하도 그녀석 머리속에 뭐가 들었는지 신기해서... 잊어버릴까봐 블로그에 남기기로 했다.

일곱살 재용이 마케팅 어록^^

지난 주말, 양재천길을 지나는데

재용: "엄마, 저기 욕조파는 저 집, 우리 가봤지...?"

엄마: "응 그래"

재용: "근데 엄마 저기 욕조는 안팔리나봐.. 비싸서.."

엄마: "응 그런가보다"

(여기서 엄마의 호기심 발동!)

아 참 참고로 그 욕조는 향백나무 욕조인가 무슨 욕조인가 해서 무지 비싸다... 아토피에 좋다나..

엄마: "근데 재용아, 그럼 저 욕조를 잘 팔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지?"

재용: "음...................

먼저 좀 싸게 하구... 음...또 가게를 넓게 해서 사람들

이 많이 오게하면 되잖아."

엄마: '헉!... 너 그거 어떻게 알았어?" (뿌듯 ㅋㅋ)

(여기서 또 엄마 한걸음 더!!)

엄마: " 음.. 근데 재용아, 저 욕조파는 가게가 저기 저 양재천

길에 있는 게 잘 팔릴까? 아님 백화점이나 이런데

저 가게가 있음 잘팔릴까?"

재용: "응, 백화점"

엄마: '왜?"

재용: "응, 백화점에는 사람이 많이 머 사러 오잖아.."

엄마: " 어머머.. 너 넘 똑똑하다..."..(엄마의 호들갑)

엄마: "재용아, 엄마가 하나만 더 물어봐도 돼?"

재용: "응 뭐든지 다 물어봐 난 책을 많이 봐서 똑똑하거든..."

(여기서 엄마 잠깐 걱정. 이거 자만심? 자부심?..

조심해야겠다.)

엄마: "재용아, 그럼 저 욕조가 저기서 파는지 사람들이 잘

모르잖아.. 사람들한테 저기 욕조가게가 있다는 걸

어떻게 알릴 수 있을까?"

재용: "음..............................................................

엄마, 그건 너무 어려워서 내가 본 책에는 아직

안나왔어. 그건 내가 책을 좀 더 봐야겠어.

그러니까 엄마는 나한테 책을 더 많이 사줘야겠어,

그런 다음에, 내가 알려줄께"

엄마: '흐뭇, 감동, 뿌듯, ... 만감 교차,

"어머.. 어마,, 여보.. 얘 넘 신기해..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지?"

아빠: (나의 호들갑에 싫지 않은 웃음을 보낸다)

( 다시 엄마는 확인하고 싶어진다. 그래도 되는건지 모르겠다)

엄마: "재용아, 엄마 하나만 더 물어볼께"

재용: "응"

엄마: "재용아, 너 자연아이 비누 써보니까 어때?"

재용: "쪼아"

엄마: "근데 사람들은 우리 자연아이 비누가 좋은지 어떤지

모르잖아.. 어떻게 하면 사람들한테 그걸 알려주지?"

재용: "응.. 먼저 종이에다가,

'지금 쓰는 비누를 다 쓰면 이거 써보세요' 라고

쓰는거야, 그걸 가게 앞에 붙여놓으면 되잖아"

(아, 참고로 자연아이가 이대앞에 조그마하게 매장을

연다. 아직 준비중이긴 하지만 요즘 매장여는 문제로

이것저것 고민 중이다^^)

엄마: "어머 어머 맞다.. 그럼 되겠다"

"그럼 재용아, 엄마들이나 아이들한테 우리 자연아이

비누 사러 오세요.. 라고 어떻게 말해줄까?"

재용: "음...............................................................

엄마, 먼저 오토바이를 타고..........왜 있잖아.....

우리 집 문앞에 '치킨먹으세요', '피자 먹으세요' 붙여

놓은거.. 그런거처럼 오토바이 타고 붙이면 되잖아"

엄마: "오 그래그래... 재용이 말이 맞다. 너 정말 훌륭하다"

(흐뭇, 감동, 흐뭇, 감동..의 반복)

흠.. 이글을 읽는 분들은 또 역시 '팔불출 아줌마' 하나 나왔구나.. 하시겠지만... 내 속으로 낳은 자식이 세상에 태어난지 62개월쯤 되더니 이렇게 자기 생각을 막 표현한다는 거 자체가 저에겐 너무 감동이었답니다.

그 아이가 쓰는 단어 한마디 한마디가 진짜 신기할 따름이다.

회사에 와서 미스들에게 자랑을 해도 공감 부족!!!

하긴 자기 자식이니까 신기하고 이쁘지 남까지 그럴까 알면서도 그래도 재용이가 7살때 한 말을 남기고 싶어서..

그래서 나중에 네가 7살 때 이런 말을 했다고 말해주고 싶어서

남겨본다. 잠자리에 누웠다가 벌떡 일어나서...^^

벌써 이틀이나 지났다.^^ 엄마 머리가 안좋아서 금방 잊어버리니까 그전에 기록 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