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스타 보셨어요?
키워주고 싶은 상품 2006/10/20 15:05   http://blog.azoomma.com/azoomma/235055

지난 주말 남편과 함께 늦은 밤 '라디오스타'를 봤다.

일주일간의 업무피로가 물밀듯 밀려왔지만...

'내 인생의 영화 - 라디오 스타'라는 어떤 기자의 글이 눈에 팍 들어와서.. 그래서 한번 가보았다.

아무 기대도 없이...

 

추석 때는 언니네 부부와 함께 '타짜'를 보았다.  재밌다고들 하는데 난 보는 내내 지루하기도 했고.. 영화를 보다보면 불쾌한 영화가 있는데.. 타짜가 내겐 그런 영화였다.

남자주인공이 멋있다고 하는 평도 있두만. 영화를 어디 주인공만 보고 볼 수 있나.. 가슴에 남는게 있어야지.

 

난 영화광도 아니고 좋은 영화를 잘 가릴 줄도 모르지만... 단 하나 봐서 기분 좋은 영화가 좋다.

그래서 난 무섭거나 징그럽거나 잔혹하거나 머 그런 영화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그냥 봐서 즐거운 영화, 한번 그냥 머리 비우고 볼 영화, 복잡한 생각 떨치고 그 시간만큼은 신나게 웃거나 할 수 있는 영화, 또는 가슴이 따뜻해지는 영화.. 그런걸 좋아한다.

 

그런데 '라디오 스타'는 아무 기대없이 본 영화.. 그런데 무쟈게 사실감이 느껴지면서... 또 재밌는 소재와 내가 요즘 하고 있는 일과 뭔가 연결된 듯한 느낌이 들면서, 내가 생각한 것과 너무 비슷한 상황설정들이 날 즐겁게 했다.

 

강원도 촌구석의 마을에서 '라디오'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그들...  간혹 공중파 방송의 짜여진 각본과 PD의 욕심에 의해 작가의 의도에 의해 연출되는 공중파 방송의 짜증나는 상황이 싫은 나는... 늘 그런 방송을 꿈꿔왔다. 그런게 진짜 방송 아닌가?

방송은 커뮤니케이션의 한 수단인데... 요즘의 방송은 일방적으로 자기들끼리 노는 방송 같다.

그런데 라디오스타의 방송은 다르다. 누구나 주인공이 되어 참여하고 항상 쌍방향으로 커뮤니케이션한다.

 

내가 꿈꾸었던 사이트가 바로 그런 사이트 아닌가?

아줌마닷컴에 모인 아줌마들 모두가 주인공이 되고 서로가 서로를 꾸밈없이 커뮤니케이션하고 서로에게 힘이 되는 그런 사이트....

세상에 많은 사이트들이 만들어지고 없어지고 떴다가 죽었다 한다.  대형 사이트들처럼 자극적이고 화려하지 않지만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는 아줌마닷컴.... 역시 아줌마들이 그 자리를 지켜주기 때문이다.

오늘도 생각한다.  늘 한결같이... 아니 조금씩 조금씩 더 아름답고 따뜻한 사이트가 되어야 한다는 것.

그러기위해 할일은 너무도 많은데.. 여러가지로 부족한 나를 느낀다.

 

라디오 스타를 보며 내내 즐거웠고.. 웃었고.. 감동했고..

그리고 끝내는 마지막 장면에서..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다.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지만 그냥 눈물이 쏟아졌다.

아무 계획없이 그냥 마음이 울어서 나온 눈물이다.

 

한편 라디오스타를 보며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과 관련한 아이디어가 떠올라... 잠시 곤혹스러웠다.

이 감동을 그대로 느끼고 싶은데 자꾸 머리에선 아이디어가 나오는 바람에... 스스로 참 재미없는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그대로 느끼고 싶었는데...

 

머리와 가슴이 따로 노는게 바로 이런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