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다녀왔다. 참으로 오랜만의 긴 여행이었다.
근 7년을 넘게 앞만 보고 달렸다. 간혹 몸에 적신호가 오기도 했고 의사 선생님은 그 적신호는 '쉬라'는 신호라고 했다. 그렇게 신호가 자주 오다보면 결국 큰 질병에 걸릴 수도 있다고 했다. 차라리 '신호'를 보내오는 걸 다행이라 여기며 신호가 올때라도 늦지 않으니 간간이 쉬라고.. 그렇게 말했었다.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을 해주자.. 라는 이유를 핑게 삼아 아이들과 남편과 함께 오랜만에 긴 여행길에 나섰다. 10일간의 여행....
그 동안은 가족.. 오직 가족만을 생각했던 것 같다. 아이들과 함께 밥먹고 놀고 쉬고 구경하고 이야기하고 웃고 사진찍고... 남편은 운전하고... 머리속에 가끔 회사의 일 생각이 떠올랐지만 이내 지워버렸다...
아이들은 엄마와 오랜시간 있는 것을 무척 좋아하는 것 같았고.. 아직 여행이 뭔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간혹 그들에게 관심있는 아이템이 있을 때는 뛸듯 좋아했다.
엄마의 교육적 목적과 상관없이^^ 아이들은 '흥미'로운 것에 역시 자극을 받았다.
이랬던 저랬던... 가족과 함께 한 시간은 참으로 좋았다.
머리 속에서 '일'이라는 걸 비워둔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주말에도 아이들과 남편과 함께 하면서 머리 한 켠에는 주말을 보낸 후 출근하면 해야할일을 걱정하곤 했었다.
여행 기간 중에는 그렇게 자주 오던 '소화 불량' 현상도 없고 '두통'도 없었다
참 신기했다... 남편은 여행을 떠나기 전 걱정을 많이했다. 빈혈이 심한 내가 여행 중에 혹시 쓰러지면 어쩌나.. 소화가 안되 고생하면 어쩌나.. 두통이 오면 어쩌나... 걱정이 말이 아니었다.
그런데 여행 중에 한번도 아프질 않았으니 참으로 신기하다.
배시간을 8 분 남겨놓고 남편이 차안에 두고 온 서류를 가지러가기 위해 100 미터 달리기를 해서 차까자 다녀왔다. 남편이 슬리퍼를 신고 있어서 운동화를 신은 내가 다녀오는게 좋겠다는 생각에서 얼른 나섰다. 남편이 놀라면서 그럼 다녀오라 했다.
거리가 먼 거리는 아니었지만 어쨌듯 쉬지 않고 달려서 차에서 서류를 꺼내 다시 쉬지 않고 달려와야 배를 놓치지 않아야 하는 그 시간과 그 거리...
암튼 난 성공했고 남편은 놀라워했다.^^ 그 표가 있어야 남편이 예약해둔 섬관광을 할 수 있는데.... 그 표가 없으면 또 다시 표를 사야 하니... 당근, 난 아줌마 정신을 발휘할 수 밖에..
여행 중에 아프지 않고 잘 다녀오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다. 아이들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남편이 운전하느라 애를 많이써서 고맙다.
이제 다시 제자리... 머리 속은 이제 새로운 일에 대한 계획으로 다시 들어차기 시작했다. 오늘 아침 아이 밥도 못해주고 나왔다. 다시 시작이다.
하지만 10일 간의 여행은 내 지친 머리와 몸을 쉬게 하는데 충분히 가치있는 시간이었다. 아쉬움이 있다면.. 남편과 대화는 많이 못했다는거.... 아이들과 함께 구경하고 이야기하느라.. 남편과 밀린 이야기라도 더 하면 좋았겠는데.... 밤이면 지쳐 쓰러져 자는데 바빴다.^^
아 덥다. 쉬고 오니 왜 더 더운것 같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