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개설한지도 몇년이 된 것 같다. 나는 글을 자주 쓰지는 못한다. 하지만 블로그의 님들과 만나는 게 참 좋다.
아마 어떤 큰 사이트의 블로그도 이렇듯 진솔한 이야기들이 오고가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이심전심이라던가... 우리 모두 아줌마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기에 누군가의 글에 공감하지 않을 수 밖에 없다. 그러면서 인터넷에서 만난 이웃사촌을 느낀다.
매주 수요일이면 제주방송에 전화 인터뷰를 한다. 오늘은 '엄마가 생리를 시작한 딸에게 쓰는 편지'를 읽었다. 글을 읽으며 눈물이 났다. 목이 잠겨서 읽기가 힘들었다. 슬픈 내용도 아니었고... 그냥.. 엄마가 생리를 하는 딸에게 같은 여자로 쓰는 이야기인데...
난 '모녀'라는 말만 들어도 애틋하다. 우리집은 딸이 다섯이다. 언니가 있고 내가 둘째고 그리고 여동생 둘, 남동생 하나..
명실공히 우리 엄마는 성공한 케이스다. 결국 5번째에 아들을 얻으셨으니.
어릴 땐 북적북적 시끌시끌... 기집애들 목소리가 집에서 끊이질 않았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엄마에게 서로 자기이야기를 하려고 다투기도 했다.. 밤이면 단칸방에 일곱식구가 베개를 나란히 놓고 잤다.
아빠, 엄마, 언니, 나. 동생들... 순으로 일곱개의 베게가....
지금도 엄마는 그 때 그 방에서 주무신다. 그 때는 일곱식구가 다 누워잘 수 있었는데 지금은 몇사람이 앉기만 해도 꽉차는 것 같다.
세째는 유독 깔끔해서 그 와중에도 머리맡에는 꼭 내일 입을 옷을 가지런히 챙겨두고 잠이 들었다. 언니는 늘 맏이 같았다. 언니는 늘 든든했다. 가끔 내가 언니와 싸울 때면 바락바락 대드는 나 때문에 언니가 약이 올라 울음을 터뜨렸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얄미운 동생이었다. 꼬박 꼬박 말대꾸를 하니...
언니는 문학소녀 같은 그런 예쁜 소녀였고 난 왈가닥 소녀였다. 언니는 주산학원에도 꾸준히 다녀 급수도 따고 대회나가 1등도 하고 그랬는데... 난 언니 따라 주산학원에 가면 두달을 못견디고 그만두곤 했다. ㅋㅋ
언니는 공부를 참 잘했고 난 잔머리만 굴렸다.^^
비오는 날이면 검정 우산을 찾아 썼는데 우산살이 부러지지 않은 걸 차지하기 위해 5남매가 사투를 벌여야했다. 제일 부지런한 사람이 좋은 우산을 차지하는 거였다. 겨울에 머리를 감을 때도 큰 솥단지에 물을 끓였는데... 요일을 정해서 머리를 감았다. 월 수 금은 1번과 3번, 화, 목, 토는 2번과 4번 .. 등과 같이 말이다. 어떤 날은 마지막 남은 한 바가지를 동생을 위해 남겨두기도 해야했고...
가끔 그 때가 그립다.
지금은 각자 자기 삶에 바쁘다. 우리 집 딸은 엄마 말이 '일복이 터졌는지'.. 모두들 직장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 그래서 모두들 여유가 없다. 각자 자기의 삶에 올인하고 있어서 서로를 돌아볼 여유가 없다. 그래도 자주 만나는 편이긴 하지만 깊은 얘기 나누기는 쉽지 않다. 그래도 서로의 마음을 알고 있기에 그나마 마음 따뜻하다.
주말에 만난 엄마의 머리에 흰머리가 너무 많아서 맘이 아팠다. 학교 다닐 때 엄마가 학교에 오면 친구나 선생님들이 '언니 왔네'... 할 정도로 날씬하고 예뻤던 우리 엄마...가 이제는 내 아이들의 할머니가 되었고 내가 엄마가 되었다..
아직도 엄마가 챙겨주는 오이지와 마늘 장아찌, 김치를 먹고 있다. 요리 솜씨가 좋은 엄마... 걸레를 행주처럼 깨끗이 쓰는 엄마..
근데 난 요리도 못하고 .... 엄마처럼 행주를 잘 삶아쓰지도 못한다. 창피한 일이다.
엄마는 바깥 일 하면 어쩔 수 없다고 다 큰 딸을 위로한다.
난 그래도 엄마를 자주 보는 편인데도 가끔 엄마가 보고싶다.
3일쯤 전화를 안하면 궁금하고, 2주쯤 안보면 보고 싶다.
오늘은 날씨가 우중충해서 그런가? 엄마가 만들어주는 부침개가 먹고 싶다.
어릴 때 엄마는 늘 김치부침개 같은걸 해주셨는데.. 언젠가 한번은 정말 희안하게 맛있는 부침개가 있었다. 나중에 물으니 '우유'를 넣었다고 하시던데..
그 때 그 우유 넣은 부침개의 맛을 잊을 수가 없다.
아마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핫케잌 비슷한거 아니었을까 싶다..^^
에공... 블로그를 읽다보니 괜히 내 방이 썰렁해서 쓰기 시작했는데.. 얘기가 길어졌다. .. 다른 사람은 글도 참 잼나게 쓰는데.... 내 글은 늘 넋두리같다.. 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