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할머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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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 연세가 팔십이 넘으셨다. 아마도 82세이신걸로 알고 있다. 지난 주말 세미나가 있어 제주도에 다녀왔다. 다녀오는 길에 몸에 좋다는 상황버섯 효소 가루를 몇 상자 사가지고 왔는데... 언니도 입병 때문에 고생하는데 상황버섯이 입병에 좋다고 하고 혈압에도 좋다고 하고 염증이나 뼈에도 좋다고 하고, 또 위에도 좋다 하고... 친정엄마, 시아버지, 딸아이, 그리고 언니까지... 두루두루 신경이 아니쓰일 수 없었다. 남편은 결국 '입병' 때문에 고생하는 '나'를 생각해서 거금을 투자했다..^^ 남편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그렇게 사가지고 온 몇 상자의 상황버섯... 친정에 먼저 들렀다. 친정엄마 1상자, 언니 1상자... 그리고 남은 것은 시댁과 우리집에서 먹을 것들.... 그런데 친정에 외할머니께서 오셨다. 버스를 잘못 타셔서 돌아돌아 힘들게 지친 모습으로... 외할머니를 뵙자, '상황버섯'이 있었지.. 하는 생각에 드리려니.. 벌써 3상자다... 그래서 잠시 아주 잠시. 고민을 하다 남편에게 말하니 남편이 선뜻... '어, 그럼 드려야지..' 한다. 고맙다.. 할머니께 상황버섯 한 상자를 드리니 할머니 얼굴에 화색이 돈다. 내 손을 부여잡고 고맙다 고맙다 하신다. 언젠가 내가 사다드린 우황청심환도 잘 드셨다 하시고 화장품도 잘쓰신다 하시고.... 이미 난 드린 것도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할머닌 모두 기억하고 계신다. 할머니는 '내가 이런걸 먹어야 오래 살아 너희들 오래 보고 살지.. '하신다. 괜스리 눈물이 핑 돈다. 잠시나마 드릴까 말까 망설였떤 내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웠다. 어찌보면 선물이란 것은 드리는 사람을 위한 것인지 모른다. 받는 사람보다 주는 사람이 더 마음이 풍요로워진다. 그래서 더 죄송스럽다. 선물을 받는 사람도 나름이다. 어떤 사람은 정말 고맙다 한마디 없이 선물을 받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은 정말 다음부터는 선물하고 싶지 않아진다... 그런데 우리 외할머니는 선물한 사람이 너무 죄송할 정도로 고마워하신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남편에게 말했다. 어릴 때 외할머니는 때로 엿도 고아오시고, 강정도 만들어오시고, 시골에서 옥수수며 고구마며 그 무거운 것들을 들고 오셨었지. 시장에서 장사를 하시던 할머니는 시장 통에서 순대도 잘 사가지고 오셨고 그 당시 그리 귀하던 바나나도 한 송이 나를 위해 사주신 적이 있다고. 그 때 외할머니는 그걸 내게 사줄까 말까.. 잠시나마 고민하셧을까?... 생각해보니 참으로 한심한 나..... 그렇게 일요일을 보내고. 월요일 아침..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외할머니가 편찮으시다고 한다... 월요일 늦게 병원에 가셨는데.. 아무래도 1주일은 병원에 계셔야 할 것 같다는 연락을 방금 전 받았다. 맘이 아프다.... 곱디 고운 우리 외할머니 얼굴이 자꾸 떠올라.... 오늘은 일이 잘 손에 안잡힌다. 연거푸 눈에 눈물까지 글썽이며 상황버섯을 받고는 고맙다 고맙다 하시는 할머니 눈이 떠올라.. 너무 너무 맘이 아프다. 할머니~~~~ 딱 1주일만 병원에서 푹 쉬시다 건강하게 나오셔야 해요~~ 아셨죠? 이 손녀딸이 꼭 빌어드릴께요.. 외할머니.. 화이팅!!! 그리고 엄마.... 울 엄마도 화이팅!!!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