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아이와의 싸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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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이랍니다. 이쁘죠?^^)
아침마다 초등학교 2학년짜리 딸아이와의 전쟁 때문이다. 사실 뭐 전쟁이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이 매번 딸넘이 나한테 당하니.. 이건 전쟁이 아니고 일방적인 언어 폭력 쯤 되겠다.^^
아이는 집에서 한시간 가량이나 떨어진 사립학교에 다닌다. 사립이라고는 하지만 시골 촌에 있는 사립이라 서울시내 사립하고는 비교도 안된다. 물론 학비는 되게 비싸다.... 아침 일찍 집에서 멀리 떨어진 동네 초등학교에 입학시키기에 그 당시 우리는 이사온지 2달 밖에 안되었었구 학교까지 가는 길이 너무 멀고 차들도 많이 다녀 낯선 동네에서 새로운 길로 통학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었기에... 할 수 없이 우리가 선택한 건 집앞까지 학교 버스가 오는 마석의 사립학교였다. 학교에서 특별활동까지 다 하니 일반 학원비를 절약한다 생각하자고....
그러다보니 아이는 매일 7시면 어기없이 일어나야 한다. 학교버스가 7시 50분에 출발하니 그때까지 씻고 먹고 준비하려면.. 그 시간에 일어나도 모자라다. 아이는 밥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려서 많이 아팠던 우리 재원이는 지독한 치료제 때문에 앞니가 다 삭아서 유치가 제대로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밥을 제대로 씹지 않고 넘기기 일쑤였고 그러다보니 밥 먹는 즐거움을 모른다. 2년의 모유수유와 이유식으로 다져진 둘째 재용이와는 사뭇 다르다. 그녀석의 밥먹는 모습과 큰 아이의 밥먹는 모습을 나도 모르게 비교하게 된다. 큰 아이의 어쩔 수 없는 상황, 어찌보면 부모 잘못이기도 하련만... .밥을 즐기지 않게 된 큰 아이의 밥먹는 모습은 그야말로 '속이 터지는 장면'이다.
오늘 아침에도 아이 밥상을 간단히 차려주고는 밥이 모자라 남편과 아들놈의 밥을 새로 하고 오뎅국도 끓이고 그러면서 있는데.. 아.. 이 큰 따님께서 '밥상'을 앞에 놓고 고사(?)를 지내고 있다. 처음엔 작고 다정한 소리고 '재원아, 밥 먹어야지..' 그 다음엔 짧게 '재원아!' 그리고 그 다음엔 '이재원, 너 정말!!' 그러다 다시 '야, 이재원, 너 정말 엄마 속상하게 할꺼야. 너 밥먹지마!' 그러곤 줄줄이 잔소리를 해댄다. 오늘은 재원이가 학교에서 수영장에 수영강습을 가는 날이다. 그러기에 더더욱 아침밥을 잘 챙겨 먹여야했기에... 안먹고 물고 있는 재원이를 보니 더 화가 났다. 차 시간은 다가오고....
휴~~ 결국 먹이기를 포기하고.. 시간이 다 되어 아이는 가방을 메고... 혼이나서 풀이 죽어 문을 나선다.. 그런 아이의 뒤꼭지에 대고 '차 조심하고 가!, 잘 다녀오고..' 라고 말해주었다.
돌아서고나면 늘 후회한다. 좀 더 부드럽게 할껄... 아이와 내가 함께 있는 시간은 하루에 고작 아침 1시간, 저녁 3시간 정도다. 잠자는 시간 빼고..
다른 아이들은 엄마가 늘 곁에서 학습도 도와주고 재미나게 이야기도 해주고 그럴텐데..난 아침 저녁으로 볼 때마다 잔소리를 하게 되니 이거야 정말,,, 아이도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겠찌...?
오늘 또 다짐한다. 내일 아침엔 아이와 전쟁을 치르지 말아야지. 조금 더 아이에게 부드러워지자고. 아이의 버릇을 들여야한다는 내 책임도 있지만... 무엇보다 '사랑'이 우선되어야 하거늘... 아침마다 잔소리해대는 난 .... 너무 미운 엄마다..
제발 우리 재원이 밥 좀 잘 먹게 되었으면 좋겠다. 재용이는 먹는 즐거움을 알아 참 이것저것 잘도 먹고.... 또 그걸 즐기는데.... 우리 재원이 방학 때 되어 할머니댁에 가 있을 땐 볼에 살이 통통 올라가지고 온다. 그럴 때마다... 내가 집에서 챙겨주지 못해 그런 것 같아 늘 미안하기만 하다.
"재원아, 엄마는 재원이가 밥 많이 먹고 튼튼해졌음 좋겠어! 그리고 밥 먹는 즐거움을 알게 되면 참 좋겠다. 사랑한다. 우리 딸 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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