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잡미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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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은 남녀평등을 몸소 실천하는 사람중의 한 사람이다. 내가 집안일을 할 때 결코 혼자 앉아서 쉬는 법이 없다. 아주 가끔은 그럴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함께 일한다. 어떤 경우는 나는 아이만 보라고 하고 자기가 집안일을 다 해낼 때도 있다. 내가 아플 때는 항상 약을 챙겨주고 먹을 것도 챙겨준다. 천천히 꼭꼭 씹어먹으라는 말도 아끼지 않는다.
그런 남편이 이상하게 친정에만 가면 가부장적 남자가 된다. 물도 떠오라고 시키고, 아이도 나보고 돌보라고 짜증(?)을 낸다. 조금은 나혼자 동동거리게 만들어서... 친정엄마나 다른 가족들 보기에 좀 민망하다. 반면 우리 언니 남편인 형부는 우리집에 오면 장모 앞에서 설겆이를 하기도 하고 아내의 심부름(?)을 잘한다. 언니는 별명이 '리모콘'이다 뭐든지 앉아서 시킨다고.. 그런데 익숙한 눈들인지라.. 친정식구들은 내가 남편에게 무척 쥐어사는구나.. 생각을 한다. 그리고 안스러워한다. 그럴 때마다 난 정말 답답해 미치겠다. 여자 마음이야 다 똑같을 걸 아마.... 친정에 가면 내가 남편에게 얼마나 사랑받고 사는지.. 보여주고 싶은 마음 말이다. 근데 우리 남편은 그런 내맘도 모르고 일부러 그러는건지... '남자가 어떻게 그런 일을 하느냐'고 큰 소리를 치기도 한다. 그래서 언젠가 남편에게 말했다. 당신은 나한테 평소에는 왕비처럼 하면서 왜 친정에만 가면 왕노릇을 하냐고.. 오히려 시댁에서랑 반대의 현상이 벌어진다.
결혼하고 자꾸 마른다고 걱정하는 친정엄마게 아무리 남편에 대해 설명을 해도... 엄마는 다 안다고는 하시지만 내 말이 엄마 맘을 편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낸 말인양.. 못미더워 하시는 눈치다. 암튼 울엄마 둘째 사위 식혜 좋아한다고 식혜 만들어놓고 고기 재놓고.... 그렇게 챙기시는 분이다. 그런 엄마에게 남편이 일부러라도 오바해서 날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지... 보여주면 좋으련만.. 남편은 집에서 하는 것과 반대로 행동하니 난 정말 답답하고 속상할 수 밖에.. 엄마한테 설명을 하고나서도 왠지 내가 변명하는 것 같아 더 모양새가 우스워진다. 에공.~ 우짜랴... 그냥 이대로 잘 살면 되지 뭐..... 내가 행복하게 사는거.... 꼭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거 아니니 남편과 아이들 그리고 나.. 지금처럼만 살면 되는거겠지... 다짐하면서도.. 내심 기대를 하게 된다. 남편이 장모님을 좀 안심시켜주셨으면 하는 기대 말이다. 남편도 엄마도 모두 내 맘을 몰라주니 답답해 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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