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지마라의 깊은 뜻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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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모님은 늘 그러셨다. 명절에도 제사에도 생신에도 머나먼 길 내려 오려면 너무 고생한다며 오지마라 다음에 한가 할 때 와라. 그래도 오는 때면 너무 좋아 하시며 뭐 한가지 더 먹이고 싶어 바쁘셨다. 힘들게 뭐하러 왔느냐고 타박하시면서도. 내가 결혼 후 25년을 살아오면서 참 이해 안 되는 부분이었다. 우린 가까이 사니까 예외였다. 내 친정도 가깝지만, 친정아버지 생신이 정월 초이튿날이라서 회갑 때 외에는 가 볼 수가 없었다. 가끔은 멀리 살아 보는 것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해 본적도 있다. 나도 여느 며느리와 같고 싶은 마음에. 그런데 집에서 방학을 보낸 아들이 대학 기숙사로 그저께 떠났다. 오후 1시 반에 집에서 출발하여 밤 11시 반에 기숙사에 도착 했다는 문자를 받았다. 걱정하느라 내 속이 시커멓게 타는 것 같았다. 5시간이면 충분했었는데 10시간을 버스 안에 있어야 했다는 사실에 얼마나 답답하고 배도 고프고 힘들었을까? 안쓰럽고 멀리 학교를 보낸 걸 후회도 하고 길 막히지 않은 하루 전 날 보낼 걸 자책도 하였다. 그리고 결심을 하였다. 추석에는 내려오지 말고 기숙사에 있든지 서울 어디 친척집으로 가서 쉬게 해야겠다고. 그러고 나서 생각해 보니 나도 어느새 시부모님의 속내를 따라 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 그리고 이해되었다. 오지마라는 깊은 뜻을. 행여나 먼 길 오느라 별 일 있을까봐 당신들께 귀한 자식들 고생하지 말라고 그저 염려하는 마음으로 오지 말라 하신 것이었다. 그래 한 번 내려 오는데 길이 막혀 12시간도 걸릴 때가 있었으니 오죽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시다 속이 타셨으면 차라리 안 보는 것이 더 낫겠다고 생각하셨을까? 그러한 부모님 심정도 모르고 속 좁게 불편해 했던 나를 반성하고 있다. 부모 마음은 부모가 되어 보아야 안다는 옛말이 역시 명언이라고 생각한다. 자식이 편하고 행복하게 살기만을 바라는 마음이 이 세상의 다 같은 부모 마음이리라. 그래도 속으로는 기다려지고 보고 싶을 것 같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