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좀 봐봐 집안에서
"어디 나 좀 봐봐"
"응"
엘리베이터 안에서
"어이 나봐"
"히~"
밖에서
"어이 나 좀 봐"
"자~"
차 안에서
"어이"
"왜? 또 봐?"
"그 참 멋있네!"
야외에서
"어이 나봐"
"응? 괜찮아?"
"그 참 신기하네."
남편은 선글라스겸 안경으로 맞추어 쓴 나를
자꾸만 신기해하며 관찰하는 중이었다. 몇 해 전부터 햇빛에만 나가면 눈을 바로 뜰 수 없는 나는
몇 번 안과에 갔지만, 시력이 좋아 평생 안경 쓸 필요 없다는
말만 듣고 그냥 몇 년을 견뎌왔었다.
근데 근래 들어 마트에 가도 불빛들에 눈이 아프고 머리 아프고 심할 때는 어지럽기까지 하였다.
그래서 안경사에 가서 무슨 방법 없는지 상담을 하였다. 요새 세상은 구하면 안되는 게 없는 세상인 것 을
다시 한 번 알게 되었다.
햇빛에 나가면 자외선 차단하며 안경색이 짙게 변하여
선글라스가 되고
실내에서는 도수 없는 자연스런 안경으로 색도 하얘져서
거북하여 벗을 필요가 없고,
약간의 빛 차단 기능이 있으니 많은 조명등으로
눈이 피로하지 않아 어지러운 현상도 없어 아주 좋았다. 값도 단골이라고 특별히 잘 해주어서 싼 값으로
구입하여 더욱 기분이 좋았다.
이제야 햇빛이 있는 밖을 마음대로 눈 찌푸리지 않고
다닐 수 있어서 정말 좋다.
본의 아니게 나는 늘 인상만 쓰고 다니는 여자로
보는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햇빛을 바로 볼 수 없어서였는데 말이다.
남편이 일주일 동안 내가 안경 쓰고 밖에 다니는
모습을 못 보아서 무척 궁금했는지
휴무일이되자 바로 외출하자고 집을 나섰다. 내가 안경을 쓰는 모습이 신기했는지 거기에다 실내와 밖에서
색이 변하는 안경이 더 신기했는지
자꾸만 내 얼굴을 요리 조리 관찰하여 웃음이 나왔다.
하여간 남편에게는 내가 뭘 해도 촌닭으로 보이나보다.
2008.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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