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동이 다르다는 생각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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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2학년 남자아이가 있다. 다른 학원에서 바둑을 배우다 내게 와서 시작한 지 이제 1개월이 되었다.
첫인상부터 며칠은 겉으로 보기에는 또래의 아이들하고 달라 보이지 않았었다. 그리 산만해 보이지 않았고 이해력도 집중력도 문제가 없어보였었다.
그랬는데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였다.
너무 많은 시간을 바둑만 두려고해서 뭔가 개운하지 않는 느낌을 받고 그 아이에게 집에서부터 학교 생활까지 대화를 하며 알아내었다.
낮 열두시 삼십분에 학교수업을 마치고 급식을 먹고 바로 내 학원으로 1시까지 와서는 바둑을 시작하여 오후 4시 30분에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보통 아이들은 한기간에서 두시간이면 만족하고 바쁘고 해서 돌아 가는데 이 아이는 매일 끝장을 보려는 듯한 태도였다.
그리고 태권도 학원을 가고 다음으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영어 수학 글짓기 피아노등 그 어떤 것도 재미가 없다는 대답이었다.
책은 아예 읽지를 않아서 바둑을 두며 분석을 해보라고 했더니 분석이 뭐냐고 할 정도로 보통으로 쓰는 말도 이해를 못했다.
그래서 바둑두고 쉬는 틈틈이 책 좀 읽으라고 했더니 마지 못해 사오정책 한 장 읽으며 낄낄거리고 웃다가 덮어 버리는 것이었다.
또 바둑을 두다가 지면 얼굴이 빨개지도록 신경질을 나타내고 눈물을 흘리고 내게 지도 받으면서도 대마를 잡아 버리면 눈물을 흘리며 울었다.
때로는 어린아이처럼 행동했고 여자얘들처럼 장난도 치고 아무튼 뭔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게 하여 집중적으로 성격 교정과 책 읽는 습관을 들여주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었다.
한 달 지켜 보며 지도하였던 소감과 앞으로 개선할 점등을 그 아이 어머니께 말씀 드렸다.
그랬더니 내가 먼저 파악을 해서 할 수 없이 얘기 한다며 사실은 아이가 매일 약을 먹고 있다고 하였다.
성격 이상이라며 어릴 때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는 말과 다른 어느 학원도 다 다니다 말고 싫어 했는데
유독 내게 바둑을 배운 후로 너무 재미있어 하며 오후 늦게 데리러 오라고 해서 매일 4시 반에 데리러 왔다며 이렇게 흥미를 갖고 적극적인 면도 있다며 아빠가 무척 좋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첫 눈에 자폐증 아이는 알아 보고 그에 맞게 지도를 했었는데 이 아이는 지도 하다가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받고 나름대로 애를 썼는데
이제야 말을 해주는 그 아이 부모에게 약간 서운 했지만,
한 편으로는 아이에게 좀 더 따뜻하게 대해 주어야겠다고 생각되었다.
한 달간 습관이 잘 못되어 있는 아이 인줄 알고 엄하게 깨닫도록 이해를 시켰는데 이젠 방향을 틀어서 편하고 다정다감한 얼굴로 이해를 시켜나가야 할 것 같다.
같은 주의를 주어도 보통인 아이들보다 곡해 해서 듣는 성향이 있어서 신경을 더 써야 한다.
아이가 한 달 동안 내게 오해나 안했는지 모르겠다. 암산도 학교공부에 대한 의욕도 다른 취미도 특기도 관심이 없다고 때로는 나무래기도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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