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8개띠의 작가 박형진의 쭈꾸미 통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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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까닥 침 넘어가는 고향 이야기 라는 책 표지의 댓 글에서부터 작가가 58개띠이며 시골에서 나서 시골에서 지금까지 살고 있다는 소개의 글이 고향 생각이 나게 했다. 변산 바다 쭈꾸미 통신 (박형진 지음) 의 첫 장을 읽으면서부터 어쩜 이렇게 촌스러운 생활을 그대로 쓸 수가 있을까? 하며 작가의 소박하고 진실된 삶에 반하기 시작 하였다. 나도 58개띠여서 그런지 꼭 같이 자란 동무 같은 느낌으로 그 옛날 시골의 환경들과 사람들의 순박한 삶의 현장으로 빠져 들고 말았다. 유난히 사투리를 많이 써서 처음엔 낭와(팥 칼국수) 라던가 굴풋한(배가 고픈 듯한) 같은 말을 이해 하기 힘들었다. 나는 고향이 전라남도 나주이고 작가는 전라북도 부안이라 같은 전라도 인데도 내가 듣지도 써 보지도 않았던 사투리들이 참 재미있었다. 어쩜 먹고 살았던 음식들도 그렇게 맛깔스럽게 표현들을 하며 군침이 돌게 하는지 계속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손에서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봄부터 겨울까지 때 맞추어 지어내는 농사 이야기며, 철 따라 만들어 먹는 시골 음식들 이야기에 동네 어른들의 순수하고 어쩌면 촌스러운 담방약 처방등이 옛 고향 생각 불러다 주기에 딱 좋은 내용이었다. 우리네 오빠들이 밤이면 해 댔던 수박 서리 땅콩 서리등을 떠 올리게 했고, 남의 제사 떡을 시루째 훔쳐 먹은 이야기는 너무 했다는 질책도 하면서 소매통 밭에다 거름으로 주었다는 얘기에서 나도 어렸을 때 어른들이 합수통(대변 소변을 숙성시킨 것)을 양 어깨에 메고 지나 가면 코를 막고 피했었던 어린 시절이 생각 나 동질감을 느끼게 했다. 겨울에 산토끼 잡아 먹는 이야기와 두부 만들어 먹고 고구마 쪄먹고 김장김치며 청국장 끓여먹는 얘기가 배를 고프게 했고, 설날 준비와 손님상 차려내는 얘기에 돌아 가신 우리 시아버님을 생각나게 하여 곧 돌아 오는 명절을 쓸쓸한 맘 들게 했다. 아이스케키며 엿장수 와 동동구리무 까지 정말 다시 한 번 그 시절로 돌아 가고픈 장면 들이었다. 옛날 우리 아버지 젊으셨을 때 독쇠주를 고뿌잔에 드시던 것 생각 나게 하면서 마지막장을 넘기게 하더니 허망하게 얘기가 끝나 버려서 잠시 서운함이 스쳤다. 혹시 제 2편을 준비 하고 있지 않을까? 하고 작가에게 묻고 싶어졌다. 3일간을 쭈꾸미 통신에 푹 빠져서 즐거웠는데, 오늘부터는 무슨 책에 마음을 둘까 생각해 본다. 저녁 반찬에 쭈꾸미나 사다가 요리를 해 볼까 한다. 2006.1.2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