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일주일을 넘게 콧물 재채기로 내 몸 하나
가누지 못하고 어영구영 아까운 시간들을
다 놓쳐 버렸다.
지난주 월요일 새벽 한시부터
남편이 저 혈당 증세로
갑자기 쓰러지기 직전에 설탕물과 꿀물을
마시게 하고 경과를 지켜 보느라
새벽내내 뜬 눈으로 지새고
다행히 기운을 차려서
다시 장 비우는 약을 먹게 하고
고속 열차로 가다가 가스 제거 약을 먹게 하고
일산의 병원에 가서 대장 내시경 하는데,
장 청소가 잘 되어 있지 않아 대장내 깊이까지는
제대로 검진을 못하고
직장암 수술부위는 이상 없다는 진단을 받고
3개월후 진료 예약 해두고
밤 차로 집에 돌아 오고 나서 부터
내 몸이 으슥 으슥 춥더니 감기가 들었는지
다음날 부터 온 몸이 노곤하고 콧물 재채기가 터져서
오늘까지도 마음과 정신이 맑지가 않아
안정이 되지 않는다.
감기 하나 못 이겨내고
이렇게 흐물 거리다니
내가 나 아닌것 같아서 활기를 찾아 보려고
오랜만에 컴 앞에 앉았더니
텅 빈것 같던 머리 속에
사각사각 살 얼음 깨며 걷고 싶은
충동마저 생기고
어렸을때 쓱쓱 쓸어 보았던 서리 내린 장독대까지도
아련히 떠올라 그리워 진다.
내친김에
정신 집중하여 바둑까지 한판 두어 버릴까 한다.
감기 다 나을때까지
컴퓨터 하지 말라고 남편이 경고하여
먹고 자고 놀았더니 정말 무기력 해졌다.
역시 난 끊임없이 움직여야 살맛이 나는 여자다.
그래서 늘 몸과 마음이 바쁘고 싶다.
2005.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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