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베란다엔 한지붕 세가족이 있다.
아니 분명하게 밝혀 낸다면 한 화분에
세가지의 식물이 더불어 살아 가고 있다고 해야겠다.
주인이었던 동백꽃 나무 화분 한켠에
작년 봄 어성초를 얻어와 임시로 심어 놓으며
곧 다른 화분에 옮겨 주어야지 하다가
날이가고 달이가도 좁아서 더 이상의 빠른 번성은 못 하지만 ,
자체로 푸르게 잘 살아 가기에
재미 있어 그냥 두고 보는데,
지난 여름에 시아가 알로에를 얻어 와서
예쁜 화분 사다가 심어 줄께 하고는
또 임시로 동백나무 화분 한켠에 심어 놓았는데,
시아가 알로애와 동백의 물 주는 회수가 다르니
알로에가 죽겠다고 빨리 옮겨 달라고 해서
평소의 장난끼가 발동하여 알았다고 하고는
이 핑계 저 핑계로 계속 미루며 매일 알로에가
어떻게 되어가나 살펴 보는데,
2주일 정도 지나니 썩어 가는듯 하더니만
한 달 두 달 지나니 아주 잘 살아가고 있어
아예 계속 그냥 두기로 작정을 하고
매일 셋이서 오손 도손 잘 살아가는 걸 지켜 보는 재미로
물을 주고 있다.
( 머지 않아 옮겨 심어 주어야지 ㅎㅎ)
아뭏든 지금은 한 화분에 동백과 어성초와 알로에가
어울려 이틀에 한번씩 물을 주어도
각자 나름대로 적응하며 잘 살아가고 있어서 재미 있다.
(알로에 에게는 미안 하지만 ...)
우리들의 삶도 개개인마다
나름대로 색깔 있는 삶을 살고 있지만,
한 지붕 안에서도 잘 어울리면 서로 행복을 주고
또는 한 이웃으로, 나아가 한 동네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도
세상을 아름답게 살수 있을거라고 생각 한다.
서로 미루어 내지 않는
마음만 있다면
좁거나 성격에 맞지 않는 여느 장소라도
즐거움과 행복이 머물 것 같다.
오늘 아침 셋이 모여 사는 화분에 물을 주다가
내 생활이 알로에를 닮았음을 깨달았다.
동백 같은 남편의 둥지에
연약하게 뿌리 내린 알로에의 삶을.
2005.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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