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겆이를 하다 흥얼거려지는 노래 가사가 떠오르는데,
한소절 부르다 이어지지 않아 멈추어 버렸다.
기억력 감퇴?
갱년기 증상의 관문?
하여간에 불가항력으로 나를 잊고 산 2년의 짧은 세월이,
이렇게 정서적으로 마음안의 초원을
건초 밭으로 바꾸어 놓다니,
바람막이 포장도 못해 놓은 부실을 뉘탓 하겠는가.
자의로 내 버려둔 탓인것을 ...
이제 남편도 홀로 서기에 자신감을 가진것 같고,
그래서 우리 가정의 활력 시계가
현재는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고 있으니,
나도 다시 남편 그늘에 무거웠던 짐을 내리고 쉬어 볼까 한다.
불어오는 바람은 그때마다 대책을 세워 피하는 수 밖에 없을테니,
십년후 세월이 내게 무엇을 바라는지
지금은 대답을 할 수가 없다.
매일 주어지는 행운에 감사하며 기쁨을 느끼려 한다.
예전의 무감각한 미래 지향의 순탄한 행보는 안되겠지만,
굽이마다 느껴지는 감각으로 대로를 찾아 갈수 있을것 같다.
이렇게 초연하게 세상을 바라볼수 있게 되기까지에는
2년의 세월이 값을 많이 치르게 하며
내 안에 머물다 간 때문이었다.
서늘한 기온이 다리를 쭉 펴고 기지개를 켜게 하니
서서히 일어서 가슴을 크게 벌리고 준비를 해야겠다.
내 노래가 서서히 이어져 나오도록.
2005.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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