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별명은 김밥이예요."
하기에
"왜? 김밥이라고 해?"
하고 물었더니
"제 이름이 김ㅇㅇ 이니까 김자가 있어서요"
그러기에 웃으며,
"별명은 같은 글자로 만들어 부르는게 아니고
사람마다 잘하는 특기가 있으면 그걸 별명으로 만들어 부르는거야"
하며 귀여운 유치원생 여자 아이에게
"너는 말을 할때 발음을 정확하게 하고
알고 있는 소식을 잘 전해주니까 '아나운서'라고
하자. 이제부터 친구들에게 너의 별명을 아나운서라고 불러달라고 해"
그랬더니 아나운서가 뭐냐는 질문에
아나운서가 하는 일을 설명해주었더니
아주 좋아 하는걸 보고 나 역시 마음이 흐믓했다.
바둑 학원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별명을 만들어 주는 일은 참 즐거운 일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아이들이 자기에게
어울리게 지어준 별명처럼 공부도 열심히 하고
미래의 꿈을 향해 열심히 정진하고 있으리라 믿는다.
암산을 너무 잘해서 암산 박사,
상식을 많이 알아 안다 박사,
남의 입을 벌리게 하여 치아 살펴 보기를 좋아해서 치과 의사,
벌레를 자꾸 잡아와 구경시키기 좋아해서 곤충 박사,
예쁜 인형과 옷 그림을 잘 그려서 패션 디자이너.
간호사가 되고 싶다고 하여 간호사.
자기 아빠처럼 의사가 되고 싶다하여 의사.
연필로 침을 놓는다고 친구들을 성가시게 하여 한의사.
설명을 잘하니 선생님.
돈을 많이 벌고 싶다고 하여 사장님.
과학자. 발명가. 형사. 바둑왕.독서왕.축구왕. 피아니스트 등등
갖은 별명들을 불러 주니 더 의젓하게 자세를 고치고
이 다음에 훌륭한 사람이 되어서 날 찾아 오겠다고
손가락 약속까지 하고서 꼭 이루어야 겠다며
꿈을 품고 다니는 아이들을 보며 참 흐믓했었다.
부모님들이 아이가 꿈을 크게 지니게 되었음을
고마워 하여 작은 보람도 있었다.
보고 싶다.어떤 모습들로 자라고 있는지.
2005.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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